[쿡 이슈분석] IT강국 넘어 AI강국으로...한국판 뉴딜 주인공 '인공지능'

[쿡 이슈분석] IT강국 넘어 AI강국으로...한국판 뉴딜 주인공 '인공지능'

인공지능 관련 인재 육성과 주도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벤처 지원도 본격화

기사승인 2020-06-03 04:10:00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정부가 '한국판 뉴딜' 구상을 구체화했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놓고 그린 뉴딜과 함께 디지털 뉴딜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와 함께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뉴딜에 2020년까지 13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눈에 띄는 것 중 하나는 그동안과는 다르게 정부가 앞장서서 인공지능(AI) 관련 투자를 크게 강화했다는 것이다. 빅데이터와 함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인공지능을 중점으로 한 '디지털 뉴딜'을 이루겠다는 방향성을 정한 것이다. 

앞서 통신3사 및 네이버·카카오 등 ICT 기업들은 인공지능을 미래의 먹을거리로 보고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여기에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기업과 연구역량을 지닌 연구소까지 함께 뛰어들어 공공과 민간의 인공지능 생태계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 7대 인공지능 플래그십 프로젝트 추진...공공투자 활성화 

가장 먼저 정부가 들고 나온 것은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의 앞자를 딴 D.N.A. 생태계 투자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데이터 구축, 개방, 활용을 위해 2022년까지 6조4000억원의 재정투자를 집중한다. 이를 통해 22만2000개의 일자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각 분야별로 살펴보면 크게는 데이터 구축과 클라우드 전환, 5G 국가망 전환,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 강화로 볼 수 있다. 

특히 과거에는 그다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던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가 눈에 띈다. 정부는 안전, 보건, 국방 등 전 산업에 5G를 도입하고, 이와 융합된 인공지능 관련 사업도 키울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7대 인공지능(AI)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는 ▲감염병 예후 예측 ▲제조업 공정 및 품질관리 ▲군장병 의료영상판독 ▲범인검거 지원 ▲에너지효율화 ▲세관 불법복제판독 ▲해안경비·지뢰탐지 부문이다. 

또 600개 중소기업 대상 인공지능 솔루션을 이용하고 구매할 수 있는 바우처를 제공한다. 여기에 AI 벤처 등 모험자금을 지원하는 '스마트 대한민국 펀드' 1조원도 조성한다.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에도 인공지능과 관련한 개발을 지원하고 돕는다. 

인력부족에 시달리는 인공지능 핵심인재 10만명 양성을 목표로 AI 대학원 등을 확대하고,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에 몰두한다. 한국형 AI 혁신교육을 위한 이노베이션 스퀘어 및 아카데미를 확대하고, 산업전문인력에 AI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정부의 조치는 산업계의 숙원사업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인공지능 관련 전공자가 부족해 산업 일선에서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펼치기에 역부족이라는 애로사항을 전달해 왔다.

대표적으로 KT의 경우 현대중공업그룹, 카이스트, 한양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관련해 AI 관련 과제를 연구하고, 카이스트와 함께 인재양성 사업을 추진해 왔다. SK텔레콤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한국산업기술대학교와 협력해 스마트팩토리 구축 관련 교육과 후속 연구를 진행해왔다.

◇ 인공지능 관련 법제 정비 및 활용도 촉진 

인공지능과 관련한 법제도 정비한다. 올 4월부터 출범한 'AI 법제정비단'을 통해 AI 분야의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 로드맵 및 미래지향적 AI 기본법제를 마련했다. 

앞서 정부는 과기정통부를 비롯한 법무부·법제처·문화체육관광부·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 전문기관 관계자인 공공위원과 법조계·학계 등의 민간위원으로구성된 AI 법제정비단을 출범시킨 바 있다. AI 법제정비단은 AI 시대 기술 발전과 사회 변화로 인한 미래사회 변화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법·제도 정비 방안을 마련한다.

이어 스타트업이 공공기관 및 대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활용해 AI로 문제를 해결하는 경연대회를 개최해 사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AI 온라인 경진대회를 열 계획이며, 중소기업벤처부도 가칭 AI 챔피언십을 올해 11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또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능력까지 추가한 AI 반도체와 차세대 AI 등 기술개발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8월부터 신청하고 수행한다. 여기에 기술과 인력, 데이터 등이 집약된 광주 AI 산업융합 단지를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방역 효율성 제고를 위해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역학조사 시스템도 개발해 방역 효율화를 꾀한다. 제약기업을 대상으로 AI 신약개발 교육을 확대하고 AI 기반 후보물질 발굴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또 AI를 활용한 스마트공장의 고도화 및 R&D도 지원한다. AI와 데이터 중심의 제조혁신 데이터를 클라우드와 연결해 공정 및 품질 개선과 제품개발을 지원한다. 

6월부터 규제가 집중된 10대 산업분야에 대한 규제혁신 세부 추진방안도 순차 발표된다. 10대 산업분야란 ▲데이터·AI ▲미래차·모빌리티 ▲의료신기술 ▲헬스케어 ▲핀테크 ▲기술창업 ▲산업단지 ▲자원순환 ▲관광 ▲전자상거래·물류 등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국가정보화 기본법을 지능정보화 기본법으로 전면 개편하는 법률개정안을 2일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키며 AI 관련 대응을 가속화했다. 정부는 개정 법률안에 근거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자원인 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개발 지원부터 산업 육성까지 범국가적인 대응 시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을 통해 민간전문가를 교수요원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대학교원 휴직·겸직 허용 특례 등을 통해 그간 학계·업계에서 지속 제기된 인공지능(AI) 전문 인력 및 우수교원 부족 현상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AI 관련 사업을 고도화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기업에게뿐 아니라 장기적인 인재 육성 차원에서도 이번 정부의 '한국형 뉴딜'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강조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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