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아름이’ 신한 ‘쏠리’ 아시나요...은행 AI콜센터 체험해 봤습니다

농협 ‘아름이’ 신한 ‘쏠리’ 아시나요...은행 AI콜센터 체험해 봤습니다

소비자 이용하긴 여전히 불편...기존 상담서비스 대체에 시간 필요

기사승인 2020-06-05 05:00:00

[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 시중은행들이 AI(인공지능)와 음성인식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서비스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자 입력 대신 음성으로 간편하게 금융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상담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기술이 소비자들의 편익을 얼마나 향상 시킬 수 있을지 직접 체험해 봤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최근 AI 상담서비스를 출시한 은행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5일 고객 전화 문의를 AI 음성봇 ‘쏠리’가 응대하는 AI 상담서비스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서비스 출시 당시 음성봇 ‘쏠리’가 대기시간 없이 필요한 내용을 바로 안내하고, 더 구체적인 정보가 필요해 고객이 직원 상담을 원할 경우 최적의 상담 직원에게 바로 연결해 용건을 다시 말하지 않아도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완성형 상담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속 터지는 음성인식, 문자가 차라리 편해요”

신한은행의 음성봇 ‘쏠리’의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먼저 신한은행 콜센터 대표번호로 전화를 해야 한다. 다만 모두 쏠리와 통화에 성공할 수는 없다. 콜센터 대표번화로 전화해 본 결과 2~3번 가운데 한 번만 AI 상담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었다. AI 상담서비스와 연결이 되면 일반 콜센터 보다 약간 더 부드러운 목소리의 여성 응대 멘트가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아직 시범운영기간으로 서버문제가 있어 일부 상담전화만 AI 상담서비스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연결이 되면 문자 입력을 통해 음성봇 ‘쏠리’와의 상담을 선택 할 수 있다. 0번을 누르면 “안녕하세요 AI상담사 쏠리에요 원하시는 업무를 말씀하시면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상담사를 연결해 드릴게요”라며 쏠리의 안내 멘트가 나온다.

이에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 한도계좌 해지 ▲ ATM수수료 안내 ▲ 영업점 위치 ▲ 환전 외화 수령 방법 ▲ 계좌 개설 방법 ▲ 소상공인 대출 등 다양한 질문을 던져봤다. 그러나 쏠리는 여러 질문에 ‘묵묵부답’ 이거나 한 가지 대답만 내놓았다.

ATM수수료 안내 및 환전 외화 수령 방법, 소상공인 대출에 관한 음성 질문은 인식 자체를 하지 못 했다. 여타 질문에 대해서는 한 결 같이 “고객님 예금 및 은행관련 업무로 연락 주셨군요, 일반 상담사를 연결해 드리겠습니다”라며 일반 상담사로 통화가 넘어갔다. 

이 부분에서 신한은행의 AI 상담서비스가 아직 출시되기에는 이르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했다. 특히 ‘자연어 처리 엔진의 정확도가 90% 이상’이라는 신한은행의 설명과 달리 질문 자체를 인식하지 못 하는 모습에서, 아직 기존 콜센터를 AI 상담서비스가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신한은행의 AI 상담서비스에 실망을 느끼고 빠르게 농협은행의 AI 상담서비스로 넘어갔다. 

“농협은행 음성 인식률 다르네, 설명도 하고”

농협은행의 AI 상담서비스는 지난 2018년 11월에 은행권 최초로 출시됐다. 사실 출시 시점이 신한은행 보다 1년 반이나 빠르다. 따라서 신한은행의 서비스보다 좀 더 기대가 컸다.

농협은행의 경우 대표번호와 달리 AI 상담서비스 번호를 분리해 놓고 있었다. 따라서 대표번호와 달리 별도의 번호를 통해 연결해야 한다. 연결이 되면 “인공지능 상담콜봇 아름이입니다. 제가 상담을 도와드릴게요 궁금한 질문을 지금부터 말씀해 주세요”라는 안내 멘트가 나오고 바로 질문을 받는다. 

농협은행 아름이에게도 신한은행과 동일한 질문을 던졌다. 기대가 컸던 것일까. 초반 한도계좌 해지 및 외환 관련 질문을 아름이는 인식하지 못 했다. 음성인식을 못하면서 별도의 안내 멘트도 없어 장시간 침묵 속에 순간 전화가 끊긴 줄 착각했을 정도다.

다만 출시 시점이 1년이 넘어가서인지 신한은행과의 차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ATM수수료와 계좌개설 방법, 영업점 위치 등의 질문을 인식하고 대답을 내놓았다. 특히 ATM수수료 문의의 경우 “궁금한 점을 자동화기기 출금 수수료, 이체 수수료, 입금 수수료와 같이 다시 질문해 주세요”라며 질문을 구체화해 달라는 반응도 보였다.

농협은행의 AI 상담서비스가 신한은행 보다 좀 더 우수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두 서비스 모두 아직 일반 소비자들이 이용하기는 불편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또한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음성인식 기반의 상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적합한 것인가의 의문도 들었다. 사람들 속에서 혼자 스마트폰을 붙들고 질문을 던지는 모습에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 영향이다. 

Chokw@kukinews.com

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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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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