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호소에 응답한 국회의장, 국회 원구성 3일 연기키로

통합당 호소에 응답한 국회의장, 국회 원구성 3일 연기키로

박병석 의장, “마지막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시간 준다”… 15일 마무리 약속

기사승인 2020-06-12 15:50:12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단독 176석, 여권 연대하면 180석을 훌쩍 넘어 모든 법안을 처리할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무엇이 두려워 법사위원장 자리를 야당에게 못 내주는 것입니까. 야당의 존재가치, 국회의 존재가치를 인정해주길 바랍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12일 본회의 의사진행발언에서 국회의장과 본회의장을 채운 국회의원들을 향해 가한 일침이다. 나아가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려는 의도에 대한 강한 우려와 불만을 압축한 표현이기도 하다.

덧붙여 김 원내수석은 더불어민주당과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이런 의회 진행에 국민은 아연실색할 것”이라며 선거에서 야당을 지지한 41.5%의 국민을 무시한 승자독식의 독재이자 합의를 통해 국민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라는 국민의 뜻을 외면한 행위라고 규정했다.

야당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본회의 개최 및 안건상정, 야당을 무시한 채 안건을 단독 처리하려는 행태는 국회 헌정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행위이자 국회의 전통을 무시하고 국회의원의 피선거권과 안건심의권을 빼앗는 행위라는 비난이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위해 참석한 김 원내수석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이유로 본회의장에 등원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김 원내수석은 “견제되지 않은 권력은 저주받게 된다. 통합당이 거대여당일 때도 독주는 하지 않았다”면서 “야당의 존재가치가 없는 국회는 죽은 국회다. 야당을 무시한 채 상임위 단독처리를 강행한다면 미래통합당은 향후 국회 일정에 전혀 동참할 수 없다”고 했다.

심지어 “대통령은 연일 여야 협치를 이야기하는데 민주당은 수적 우위를 내세워 야당을 무시한 채 밀어붙인다”며 “대통령의 레임덕이 왔다고 봐야하는지, 대통령과 민주당이 국민을 상대로 짜고 치는 고스톱 중인지 모르겠다. 판단은 현명한 국민이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같은 김 원내수석의 호소가 통했는지 박병석 국회의장이 응답했다. 박 의장은 여야 원내수석부대표의 의사진행발언을 모두 들은 후 안건상정에 앞서 국회 본회의를 3일 후에 다시 열어 원 구성안을 의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의장은 “국가적 위기가 심각하고 민생이 절박함에도 원 구성을 마무리 짓지 못해 송구하다”면서 “그간 양당 원내대표가 여러 차례 만나 협상을 했고, 상당부분 의견 접근이 있었다. 타결을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이 유감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마지막 합의를 촉구하기 위해 3일의 시간을 주려한다. 일터를 잃은 이들, 생계가 어려운 이들의 목소리를 가슴에 새기길 촉구한다. 15일에는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장 선출의 건을 반드시 처리하겠다. 모든 결정의 기준은 국민과 국익에 있음을 밝힌다”고 양당 지도부의 결단과 지도력을 발휘해주길 당부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