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화양연화’ 만난 박진영의 자아성찰

[쿠키인터뷰] ‘화양연화’ 만난 박진영의 자아성찰

‘화양연화’ 만난 박진영의 자아성찰

기사승인 2020-06-16 07:00:00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연기자로서 또 다른 얼굴을 찾았다. 1990년대 정서가 담긴 풋풋한 멜로와 현실에 부딪히며 변해가는 운동권 학생의 모습을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14일 종영한 tvN 토일극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하 ‘화양연화’)에서 어린 한재현 역을 맡은 가수 겸 배우 박진영의 이야기다. 서면을 통해 만난 박진영은 “드라마를 향한 반응 중 ‘저 때는 정말 저랬다’는 말을 들을 때 특히 기분이 좋았다”며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작업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박진영이 연기한 대학 시절 재현은 정의를 가치로 삼고 행동하는 운동권 학생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재현을 만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고 털어놨다. 현실과 정의 속에서 갈등하면서도 자신의 신념이 이끄는 대로 나아가는 재현의 모습 속에 자신이 바라는 이상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화양연화’라는 작품과 한재현을 만나 제가 초라해지는 순간도 있었어요. ‘내가 과연 저 상황에 놓이면 정의로운 결정과 판단을 내릴 수 있을까?’ ‘저 시대를 살았다면 나는 어디로 흘러 갔을까?’ 수 없는 질문을 속에서 한없이 부끄러워졌죠. 작은 나를 받아준 재현이 정말 고마웠고, 재현을 만들어주신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수개월 동안 함께 해주신 스태프 분들에게 고마웠어요. 동료들이 없었다면 재현을 완성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극 중 재현의 상황과 환경이 변함에 따라, 그가 운동권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심경도 차츰 바뀌는 것으로 묘사된다. 박진영은 이러한 인물의 변화 과정에서 자신이 서 있는 세상과 스스로를 엿보기도 했다. 

“연예계 일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과 비슷한 점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지금은 일이 돼 버리고 가끔은 좋아했던 본질을 잊고 기계적으로 할 때도 있더라고요. 이런 면이 재현이가 처한 상황, 운동권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입됐어요. 정의를 품고 시작한 일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를 통해 이득을 보려고 하죠. 본질이 변하고 바뀌는 점이 안타까웠어요. 동시에 저를 한 번 더 돌아보고 성찰하게 됐죠.”

‘화양연화’의 특징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이었다. 과거 부분에서 어린 재현과 윤지수(전소니)의 사랑이 아름답게 전개되며 현재 서사를 완성했다. 박진영은 상대역인 지수를 연기한 배우 전소니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전소니 배우는 굉장히 물 같은 사람이에요. 제가 기계적으로 무엇인가를 할 때도 거기에 맞춰서 부드러운 연기를 보여주셨어요. 덕분에 많이 의지할 수 있었죠. 저는 작은 것까지 다 준비해서 현장에 가는 편이라서, 표현적인 한계가 있기도 하거든요. 전소니 씨는 표현의 한계가 없이 현장에서 많은 것을 시도하는 스타일 같았어요. 그런 점을 배웠죠.”

그룹 갓세븐의 멤버인 동시에 배우인 박진영에게 음악과 연기는 “둘 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다. 이번 드라마 촬영과 앨범 준비가 겹친 상황에서 두 가지 모두를 잘 해내고 싶은 마음에 소속사에 “잠을 줄여도 좋고 피곤해도 좋으니, 둘 다 잘 해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그는 “음악과 연기 모두 내가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비중을 나눈다기보다, 음악을 해야 할 시기엔 음악을 하고 작품을 할 땐 작품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연기 작업을 마칠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는 박진영은 다음 작품에서 또 다른 얼굴을 찾을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힘이 닿는 대로, 오랫동안, 가리는 것 없이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배우로서 시작하는 단계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솔직히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더 고민할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다른 연기자 선배님들처럼 오래오래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inout@kukinews.com /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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