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국회 하루에 1.2억원...쉬어도 세비 ‘꼬박꼬박’

식물국회 하루에 1.2억원...쉬어도 세비 ‘꼬박꼬박’

국회의원 일당 42만원, 무급 규정 없어 병가사유도 ‘이유불문’ 지급

기사승인 2020-06-16 05:00:00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일하는 국회를 위한 국민의 열망이 뜨겁다. 배경에는 사회를 지배하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서 국회의원들만 제외된 채 일하지 않아도 꼬박꼬박 세금에 뿌리를 둔 임금을 받아간다는 인식이 있다. 그렇다면 일하지 않고도 국회의원들은 얼마의 세금을 받아갈까?

국회 정보공개포털 ‘열린국회정보’에 따르면 2020년 국회의원 1인당 연봉은 명절휴가비와 정근수당(상여금)을 포함해 약 1억5188만원이다. 월급으로는 1266만원, 일당으로는 42만원 가량이다. 임금근로자 상위 1% 연봉이 1억3000만원임을 감안할 때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해당 연봉은 가족수당이나 자녀학비보조수당 등은 제외한 금액이다. 여기에 사무실운영비, 의원차량유지비, 업무용택시지원비, 공무수행출장비, 입법 및 정책 개발비, 홍보물발간, 의원연구단체 지원비, 보좌직원 인건비와 각종 지원비 등 의원당 6억원의 지원금도 빠졌다.

정쟁에 의해 혹은 여타 문제로 인해 국회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식물국회’가 연출될 경우를 가정해 단순계산하면 국회의원 수당만 하루에 1억2600만원, 각종 지원금까지 합치면 6억5000만원씩 세금이 ‘무노동’의 대가로 지출되는 셈이다.

윤혜원 기본소득당 의원 등 21대 국회 범여권 초선의원 53명이 14일 기자회견에서 “일을 하고 싶다”며 5월 30일 개원해 지금까지 국회 원 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일을 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근거로 계산하면 16일 동안 ‘무노동’에 쓰인 세금만 20억1600만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근로기준법 상 일반 근로자들에게까지 적용되는 ‘무급기준’이 국회의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공황장애로 인한 병가적용도 규정이 없어 ‘유급휴가’와 같이 처리돼 논란이 된 바 있다.

이같은 논란에 정치평론가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일하는 국회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며 “일하는 국회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더라도 이를 강제하거나 따를 처벌규정이 없다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견제되지 않는 권력은 폭주한다”며 “지금까지 국회는 부실한 보고서와 활동에도 제대로 처벌되거나 불이익을 받은 경우가 거의 없다. 제대로 된 사후검증이나 세비집행에 대한 투명성 확보방안, 세비인상 등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국민감시기능이 거의 없다. 이 같은 불신과 불성실이 해결된 연후에야 국회가 신뢰받고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국회의원들의 임금문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기도 했다. 24만3938명의 동의를 얻은 ‘국회의원 내년 연봉 2,000만원 인상 추진. 최저임금 인상률보다 높은 14% 셀프 인상을 즉각 중단하십시오’라는 글이 대표적이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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