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 북한 도발 “불행 중 다행” 국회 상임위 “아름다워 잘 모시겠다”

[여의도 고구말] 북한 도발 “불행 중 다행” 국회 상임위 “아름다워 잘 모시겠다”

기사승인 2020-06-17 14:28:03

‘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쿠키뉴스] 김태구 기자 =17일 국회에서는 전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두고 송영길 의원이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또한 통합당의 불참 속에 속개된 상임위원회에서는 여성 의원의 외모를 칭찬하는 훈훈한(?) 모습도 연출됐다. 

“불행 중 다행이다, 그런 것이 ‘사고가 잘 났다’는 뜻은 결코 아니지 않느냐”

송영길 의원은 17일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회의가 끝난 직후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한 것을 두고 “포(대포)로 폭파 안 한 게 어디냐”고 답변한 것에 대한 해명을 내놨다. 그는 이날 라디오에서 “공식 언론 기자회견이 아닌데 이런 내용을 쓰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최악의 상황을 막아야 한다는 측면이 강했다”고 거듭 해명했다.

송영길 의원은 호남 출신 5선 국회의원으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지역구는 인천 계양구로 북한 개성에서 약 46km로 떨어져 있다. 연평도 피격 때 사용됐던 북한 240mm포의 사정거리는 60km정도다.

“낙관적 생활 태도와 창조적 개그 감각만은 높이 평가한다”

연일 거침없는 입담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있는 진보논객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건물 해체하는 데 대포를 쏘는 나라도 있나”라며 송 의원의 발언을 이처럼 비꼬았다.

“아름다워져서 잘 모시겠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17일 미래통합당 불참 속에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정애 위원장에게 이같은 덕담을 건내다가, 동료 의원들의 눈총을 샀다. 그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여야가 함께 하지 못하고 첫 상임위를 일부 자리가 비어 있는 상태로 시작하게 된 것을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운을 띄운 후 갑자기 “한 위원장님, 평소 존경하고 날이 갈수록 더 관록이 쌓이고 아름다워져서 잘 모시겠다”고 했다.

“상임위에서는 외모와 관련된 것은 안 하는 것으로”

이에 한 위원장은 “상임위에서는 외모와 관련된 것은 안 하는 것으로 조금씩만 배려하고 조심해 달라”고 경고했다. 한정애 위원장은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2019년 19대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지난 2014년에는 민주당(더불어민주당 전신)의 얼굴인 대변인을 맡은 바 있다.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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