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10일 (토)
40년 전 실종된 지적장애 남성, 부산경찰 집념으로 가족과 만나다!

40년 전 실종된 지적장애 남성, 부산경찰 집념으로 가족과 만나다!

기사승인 2020-06-18 19:05:51 업데이트 2020-06-18 21:23:42

[부산=쿠키뉴스] 윤요섭 기자 = 40년 전에 실종된 지적장애 남성이 부산경찰의 집념 덕분에 가족과 상봉했다.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40년간 행방불명 된 70대 A 씨를 찾아 가족과 만나게 했다고 18일 밝혔다. 8남매 중 4째인 A 씨는 지적장애를 앓고 있으며, 그의 가족은 생활고로 A 씨를 복지기관에 맡긴 뒤 찾으려 했지만 이후 행방을 알 수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1980년 1월 A 씨를 포함한 8남매가 부모를 여의고, 당시 궁핍한 상황에서 장애가 있는 동생을 보살피기 어렵다고 판단한 큰형 B 씨는 집 근처 복지관에 A 씨를 맡겼다. 당시 B 씨는 동생에게 곧 찾으러 온다고 약속했지만 약속은 40년간 지켜지지 못했다. 남매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졌고, 시간이 흐른 뒤 A 씨를 찾기 위해 복지관에 갔지만 행방이 묘연했다.

A 씨의 형과 누나는 동생을 수소문했지만 결국 찾을 수 없었다. 이후 40년의 시간이 흘렀고, 2018년 B 씨가 작고하는 등 남매 중 두 명이 고인이 됐다. 이후 B 씨의 딸인 C 씨가 거주지인 대전 유성경찰서에 찾아가 “40년 전 헤어진 아버지의 동생을 찾아 달라”고 실종 신고를 했다. 

사건은 최초 실종지를 관할하는 부산 남부경찰서로 이첩됐고, 경찰이 수개월간 A 씨의 소재를 찾지 못하자 장기실종 사안으로 처리됐다. 이후 1년 이상 장기 실종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경찰청 서인호 경사는 지난 1월 A 씨 가족의 딱한 사연을 전해 듣고 수사에 나섰다. 

서 경사는 실종자 생활 반응과 각종 전산 기록 등을 조회하고 통신 수사를 벌였지만 A 씨의 행적을 찾지 못했다. 서 경사는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행려 환자 기록을 조회했고, A 씨와 비슷한 연배의 보호신고자와 행려 환자 3000여 명의 사진을 일일이 확인한 끝에 A 씨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진 인물의 사진을 발견했다. 

서 경사는 사진 속 인물을 보호하고 있는 동래구의 한 병원에 연락해 그의 최근 사진을 A 씨 가족에게 보낸 뒤 “A 씨와 비슷한 것 같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후 서 경사는 DNA 대조 작업을 거쳐 사진 속 인물이 A 씨인 사실을 지난 11일 최종 확인했다.

마침내 17일 동래구의 무연고자 입원 병실을 찾은 A 씨의 누나와 남동생, 여동생은 40년 만에 잃어버린 가족과 상봉했다. 듣고 말하기가 불가능한 데다 지적장애까지 있는 A 씨는 복지관에서 병원으로 옮겨진 뒤 신원을 확인할 수 없게 되면서 행려환자로 등록돼 병원 이곳저곳을 전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누나 80대 D 씨는 “동생이 죽은 줄 알고 가묘까지 만들었는데, 살아있어서 다행”이라며 서 경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부산경찰청은 A 씨를 가족이 지내는 서울로 보낼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서 경사는 “40년 만에 상봉한 가족이 코로나19로 면회실에서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한 채 눈물만 흘리는 것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하루 빨리 가족이 함께 살길 바란다”고 마음을 전했다.

ysy051@kukinews.com

윤요섭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뽀빠이 아저씨’ 이상용, 9일 별세…향년 81세

‘뽀빠이 아저씨’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방송인 이상용이 9일 오후 2시30분께 별세했다. 향년 81세. 소속사 이메이드 관계자에 따르면 이상용은 이날 서울 서초구 자택 인근 병원에 다녀오던 중에 쓰러졌다. 이후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관계자는 “전날에 같이 행사를 다녀왔다. 감기 기운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떠날 줄은 몰랐다”고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19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