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숨결] 여성 냉증 환자 10명 중 8명은 알레르기 소질 가져

[한방의숨결] 여성 냉증 환자 10명 중 8명은 알레르기 소질 가져

기사승인 2020-06-19 17:59:27

#여성 냉증과 소위 “몸이 예민한” 알레르기 체질의 상관관계는
#글//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

세상이 달라졌다. 가사노동을 도와주는 생활가전이 많이 발달하고, 부부간에도 가사활동을 분담하려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사회문화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신체적 구조에 따른 남녀간 생리기능의 차이다. 여성 고유의 생리적 기능(생리, 임신, 출산)은 남성이 나눠 가질 수가 없다.

그래서 여성들이 숙명적으로 짊어지게 된 병이 있다. 바로 여성들만이 운명적으로 겪게 되는 부인과 질환 및 병증들이다. 특히 마르고 체력이 약한 여성들은 몸이 차고 항상 잔병을 달고 다니는 경우가 많아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기 일쑤이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몸이 차가운 냉증과 알레르기 질환이다. 여러 가지 잔병으로 병원에 가면, 특히 다양한 알레르기성 증상과 관련하여 “몸이 예민하다”는 말을 듣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몸이 예민하다니, 이게 무슨 뜻인가. 여성에게 흔한 냉증과 알레르기 체질 사이에 무슨 상관관계라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닌 게 아니라 냉증과 알레르기 체질은 상호 영향을 미치는 관계다. 일단 통계상으로만 봐도 알레르기 비염 때문에 수시로 줄즐 흐르는 콧물이나 쉴 새 없이 터지는 재채기로 고생하는 여성들 중 약 80%는 손발이 차고 아랫배도 차가운 냉증을 함께 호소하고 있다.

냉증 환자들은 평소 손발이 얼음같이 차고, 배가 냉하며, 무릎이 차고, 허리가 시리고, 추위에 약하다고 호소한다. 감기를 달고 다닌다고 할 정도로 자주 감기에 걸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볼 때도 냉증이 있는 여성들은 주위 온도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위, 더위를 둘 다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냉증을 치료하려면 약물요법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중 세심한 건강관리도 필수적이다. 우선 식생활에 대해 말하자면, 따뜻한 성질을 가진 온성식품을 매일 먹고 차가운 성질의 냉성식품은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온수 목욕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일교차, 또는 실내외의 온도차이가 큰 계절에는 귤껍질이나 당귀, 천궁 등과 같이 따뜻한 성질의 한방 온약(溫藥)을 이용한 온수 목욕을 권한다. 온욕을 자주 하면 몸이 따뜻해지고 감기에도 잘 걸리지 않게 되 알레르기 반응도 한결 완화된다.

또 평상 시 발목을 항상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한의학적으로 인체를 살펴보면 무릎 아래쪽 다리 부분에는 삼음교, 태충 등 주로 호흡기에 영향을 미치는 경혈이 있다. 원래 다리는 심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발과 다리를 따뜻하게 해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신진대사가 좋아진다. 그 결과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코 점막의 부기가 빠지고 자율신경의 대사활동도 원활해져 냉증으로 차가웠던 몸이 따뜻하게 덥혀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대개 몸이 마른 체형의 여성들에게 냉증형 알레르기가 많지만, 드물게 살이 찐 여성들에게도 손발이 찬 냉증 알레르기가 나타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이러한 타입의 환자들에겐 한방약 소청룡탕(小靑龍湯)이 제격이다.

몸속에 정체돼 냉증을 유발하던 수독(水毒)이 땀과 소변으로 좔좔 배출되면서 체중까지 감소하는 효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여기에다 몸을 심지(心地)부터 따뜻하게 하는 온성(溫性) 한약을 가미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방법으로 알레르기 체질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 냉증 체질 개선을 바란다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음식 섭취가 권장된다. 특히 선조들의 생활지혜가 돋보이는 김치는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보약 같은 온성 식품이라 하겠다. 

냉증 체질의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에게 필요한 약방문은 따뜻한 성질의 음식과 온성 한약이다. 체질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게 중요한 까닭이다. 따뜻한 음식과 온성 한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콧물, 재채기 등의 알레르기 비염 증상뿐만 아니라 생리통, 수족냉증, 요통, 냉대하 등의 여러 부인과 증상도 덩달아 좋아진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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