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언택트’ 혁신 나선 산업계…“정기보수부터 교육까지”

코로나19에 ‘언택트’ 혁신 나선 산업계…“정기보수부터 교육까지”

뉴노멀 시대 대비하는 한국 중후장대 산업

기사승인 2020-06-24 04:3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포스트 코로나(Post-Covid-19) 시대 정유·화학·철강 등 한국 중후장대 산업계에도 언택트(비대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자체 개발한 원격유지보수 지원시스템(DS4 AR Support)을 활용해 LNG운반선의 가스 시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시스템을 통한 원격지원으로 해외 기자재 업체 엔지니어의 국내 입국 없이 시운전에 성공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증강현실(AR)과 영상통화 기술을 결합한 원격지원 프로그램이다. 전용 앱(application)을 통해 송수신자가 필요한 화면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원거리 소통이 필요한 선박 제조 현장과 항해 중인 선박의 원격 지원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앱을 활용하면 선박의 각종 유지보수 작업과 선주의 요구사항에 대응하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들게 돼 기존 방식 대비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

최동규 대우조선해양 중앙연구원장 전무는 “언택트 기술을 활용한 획기적인 방법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며 “비대면 근무환경을 향후 조선업 현장의 다양한 분야로 확대 적용해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파라자일렌(PX) 생산능력을 보유한 한화토탈은 대산공장 정기보수 기간 중 비대면 업무 확대를 위한 무선 커뮤니케이션 스마트글래스 원격지원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화토탈은 앞서 지난달 7일부터 이달 말까지 대산공장 내 방향족 1공장의 정기보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석유화학 공장의 정기보수는 3~4년에 한 번 공장가동을 정지하고, 노후설비 교체 및 공정 개선을 진행하는 기간이다. 향후 공장의 안전과 생산성을 책임지는 작업이다.

이 기간에는 해당 공정의 원천기술을 보유한 해외기업 직원들이 기술지원을 위해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이들의 입국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해외 기술선 담당자의 방문 없이도 기술지원이 가능한 방법을 고민하던 한화토탈은 스마트글래스 시스템을 도입해 대산공장 현장과 해외 기술선 간 비대면 실시간 미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마트글래스는 안경에 부착된 카메라 렌즈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상대방과 실시간으로 영상과 음성을 공유하는 사물인터넷 장비다.

장비는 현장을 계속 이동하며 사용할 수 있다. 파일공유와 동영상 및 스냅샷 촬영, 채팅 등 다양한 기능을 갖고 있어 코로나 시대 현장 점검 대안으로 한국 직원은 물론 해외 기술선 담당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현장에서 스마트글래스를 이용하고 있는 박성식 한화토탈 공무기획팀 대리는 “정기보수는 정해진 기간 내에 완벽하게 작업을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스마트글래스를 통해 안전하게 정기보수 작업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국내 최초 철강사인 현대제철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온라인 비대면 교육을 통한 임직원 역량 강화에 나섰다.

현대제철이 이번달부터 새롭게 도입한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인 ‘홈런’(HomeLearn)은 서버에 저장된 온라인 강의를 다운받아 수동적으로 진행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강사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다.

이에 따라 임직원들은 지금까지 집체 교육으로 진행되던 AI·빅데이터아카데미, 영업협상스킬, 제조 공정 등 직무와 관련된 전문적인 수업을 사무실이 아닌 개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게 됐다.

홈런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진행 중 강사가 화면을 공유하거나, 수강자가 채팅으로 강사와 1대1 소통이 가능하다. 강사에게 질문하거나 강의내용과 연관된 파일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예컨대 파이썬(컴퓨터프로그래밍 언어) 코딩 수업의 경우, 수강자가 작성한 코딩 실습을 강사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바일과 PC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고 신속하게 강의실 입장이 가능하며, 수강 기기가 없는 임직원을 위해 회사에서 노트북을 대여해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기존 집체교육과 달리 학습 기간과 시간도 효율적으로 조절됐다. 교육생들은 최대 2일 16시간이내, 교시별 최대 2시간이내로 강의 시간을 조절하고 그 시간 안에 강의와 실습, 휴식 시간을 분배할 수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교육생의 집중도를 높여 학습 밀도가 높아졌다는 게 언택트 방식의 장점”이라며 “팬데믹 상황에 임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지속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종합에너지 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언택트 교육을 통한 구성원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SK그룹 교육 플랫폼인 마이써니(mySUNI)를 통해 직원들의 온라인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기회 제공으로 SK이노베이션 계열 구성원들은 오프라인 교육이 힘든 상황에서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혁신 디자인, 행복, 사회적 가치 등 다양한 강의를 학습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의 가장 대표적인 집합교육 대상이던 수시 신입 및 경력사원, 울산CLX 교육훈련생, 신규 글로벌 공장 채용 인력을 위한 교육도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달 입사한 수시채용 신입사원들은 신입사원 교육을 언택트 방식으로 교육받는다. 하반기 예정된 정기 집합 교육도 코로나 상황을 주시하며 유동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력사원의 교육도 온라인 교육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계획해 진행했다. 또 신임 팀장 100여명도 SK아카데미 주관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신임 팀장 교육에 참여한다.

이 밖에도 글로벌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3월부터 한달 동안 헝가리 배터리 공장 글로벌 신규 인력을 대상으로 SKMS(SK경영관리체계), 한국문화 등 문화적 요소 및 엔지니어 기본 소양에 대한 온라인 교육이 진행됐다.

김상호 SK이노베이션 인재개발실장은 “환경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언택트 교육’을 통해 구성원 역량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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