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선박은 '서류 제출'로 통과…승선검역 국가는 3개국 뿐

러시아 선박은 '서류 제출'로 통과…승선검역 국가는 3개국 뿐

중국·이란·이탈리아만 해당…"늦었지만 러시아도 포함시킬 것"

기사승인 2020-06-24 10:02:56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국내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화물선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러시아 선박은 서류만 제출하면 검역을 통과하는 '전자검역' 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현재 러시아는 누적 확진자 규모가 세계 3위에 달해 확산 위험이 매우 큰 국가로 분류되지만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아 항만 검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부산항 감천부두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선박(ICE STREAM: 냉동어선)에 대한 검역조사 중 유증상자 3명 발생에 따라 해당 선박 선원 전체(21명)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16명(23일 0시 기준)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도선사/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통역/해운대리점(선박회사)/수리업체 등 26명, 하역작업자 61명, 해당 선박(ICE STREAM) 미 확진 선원 5명 등 총 176명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해당 러시아 선박은 전자검역 대상으로 확인됐다.

선박에 대한 검역은 전자검역과 승선검역으로 이뤄진다. 전자검역은 검역감염병 비오염지역 선박이 대상이다. 선박 선장이 검역장소 도착 전 전자검역 신청서를 질병보건 통합관리시스템에 제출하면 검역관이 승선검역 해당 여부, 외항선 입항 통보서 및 전자검역 신청서 등 제출 정보를 확인한다. 검역관리지역에서 출발한 배이거나 유증상자가 있다고 통보한 경우, 선박 운행 중 사망자가 발생할 경우에는 검역관이 승선해 검역조사를 진행한다. 그런데 러시아 선박은 유증상자 3명이 발생했는데도 부산검역소에 제출한 서류에는 해당 내용을 기재하지 않았다.

승선검역은 검역감염병 오염지역에서 왔거나 검역감염병 환자 및 사망자가 있는 선박, 감염병 매개체가 서식하고 있거나 서식한 흔적이 있는 선박, 국제보건규칙에 따라 작성된 선박위생관리 증명서나 선박위생관리 면제증명서를 소지하지 않은 선박, 또는 그 유효기간(6개월)이 지나 입항한 선박 등이 대상이 된다.

손태종 방대본 검역관리팀 보건연구관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선박 검역체계는 서류로 신고하고 그 신고에 따라서 전자검역이 수행되는 식이다. 다만, 검역감염병 의심환자 등의 신고 내지는 검역관리지역에서 온 선박에 대해서는 검역관이 승선해 검역을 하게 된다"면서 "이번 러시아 선박의 경우 전자검역신고가 들어왔는데, 해운대리점으로부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선원교대가 있었고 그 선원교대에서 내리신 선장분 1분께서 실제적으로 코로나19에 확진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그래서 전자검역체계임에도 불구하고 검역관이 승선검역을 했고, 유증상자 3분을 발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저희가 파악하기로는 입항 전부터 코로나19 의심증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고열환자가 3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신고되거나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 부분은 부산검역소 등을 통해 조사를 더 실시하고 검역법에 따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러시아도 승선검역 대상으로 포함해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많은 상위 10개 국가 중 이탈리아와 이란 등 2개 국가만 승선검역 대상이다. 현재 국내 승선검역 대상 국가는 중국과 이탈리아, 이란 등 3개 국가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러시아 내 누적확진자는 최근 유럽 전체 대륙에서 발생한 코로나19 감염자의 거의 5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조금 늦은 감은 있지만 러시아도 승선검역의 대상으로 포함해서 관리하는 것으로 적극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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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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