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 인국공 사태...“공정한 경쟁 기회”vs“고용차별 없어야”

[여의도 고구말] 인국공 사태...“공정한 경쟁 기회”vs“고용차별 없어야”

기사승인 2020-06-26 15:23:02

[쿠키뉴스] 김태구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의 정규직 전환을 놓고 20~30대 취준생들의 반발이 거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그만해달라’는 글이 올라와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공정에 대해 취준생들은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고 있다. 비정규직도 취준생들처럼 시험 등을 통한 경쟁 과정을 거치라는 것.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경쟁 등 과정보다 노동 조건이라는 결과에 있어 평등을 우선시했다. 

“젊은 세대들은 경쟁 과정의 공정한 운영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인국공 사태에 대한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 홍형식 소장의 분석이다. 그는 “현 정부의 핵심인 운동권은 분배의 평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번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이러한 관점에서 나온 조치다. 이들은 경쟁을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득권 강화 도구로 본다. 경쟁을 할수록 사회적 불평등 심화된다는 것이다. 반면 IMF를 겪은 젊은 세대들은 경쟁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기회가 공정하게 주어진다면 경쟁을 통해 많이 노력한 사람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이 됐다고 비정규직 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불공정 논란에 휩싸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에 대해 한 말이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이번 논란과 관련해 “공정하지 않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청원이 20만명을 넘은 것에 대해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을 공격하려는 조중동 류의 가짜뉴스 때문이다. 온갖 차별로 고통받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외면하고 ‘을과 을의 전쟁’을 부추겨 자신들의 뒷배를 봐주는 ‘갑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려는 왜곡보도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공정과 평등에 개념에 대한 진보적 사고를 명확히 드러냈다. 그는 과정보다 결과에 있어 평등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기업의 비용절감을 이유로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갈라놓은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평등권을 규정한 헌법에 반하는 반인권적인 제도를 규탄해야 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은 없어야 하고, 직고용을 유도하고,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정착해야 한다”고 했다.

“다른 형태의 공정도 필요”

청와대 황덕순 일자리 수석도 분배의 평등에 방점을 뒀다. 그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금 청년들이 제기하는 문제는 채용 과정의 공정성인데, 다른 형태의 공정도 필요하다”며 “인천공항 1만명의 비정규직이 그동안 공항을 위해 필수적인 일을 해왔는데 차별을 받는 것도 공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의 사회적 공정에 대한 요구와 분노를 철없는 밥그릇 투정이라고 매도하는 세력이야말로 공정사회의 적”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규직 전환을 한다면 기존 인력과 외부 취준생이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이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한 기회, 즉 경쟁 과정에 있어 평등해야 한다는 것. 

안 대표는 또 정부를 향해서도 “대통령은 단기적인 정치 홍보와 인기 영합용 지시를 했고, 대통령의 말에 충성 경쟁하는 관료들과 기관장에 의해 노동시장의 질서가 흔들리고 혼란에 빠진 것”이라면서 “옛날 군대에서 사단장이 방문하는 내무반은 최신식으로 꾸미고, 다른 낙후된 시설은 나 몰라라 방치하는 것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한 절차도 이뤄져야 한다”

이는 인천공항노조의 25일 기자회견에서 나온 말이다. 노조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조직의 미래와 일방적으로 추진된 과정의 불공정을 스스로 되찾기 위해 모든 직원이 반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는 적극 찬성한다”면서도 정부의 일방적 정규직 전환에 대해 “평등·공정·정의의 모든 가치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이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오’라는 국민청원에 올라온 글이다. 청원인을 글을 통해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비정규직들도 취준생들과 같이 시험을 통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그는 정부를 향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스펙을 쌓고 공부하는 취준생들은 물론 현직자들은 무슨 죄입니까?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게 평등입니까?  사무 직렬의 경우 토익 만점에 가까워야 고작 서류를 통과할 수 있는 회사에서, 비슷한 스펙을 갖기는 커녕 시험도 없이 그냥 다 전환이 공평한 것인가 의문이 든다”라고. 

ktae9@kukinews.com

김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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