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30일 반도체 부문 자회사를 찾아 현장 경영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지난 15일 반도체(DS부문)와 제품(SET부문) 사장단 릴레이 간담회,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 DS부문(반도체) 사장단 간담회, 23일 생활가전사업부 경영진 간담회 등에 이어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 현장경영 행보다.
특히 검찰의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와 관련 지난 26일 대검 수사심의위원회가 수사중단과 불기소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이 부회장은 일단 부담을 덜고 적극적인 현장 경영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삼성전자는 30일 이재용 부회장이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자회사 세메스(SEMES)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경영진들과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산업 동향 ▲설비 경쟁력 강화 방안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논의하고,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살펴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강호규 반도체연구소장, 강창진 세메스 대표이사 등 삼성 부품‧장비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경영진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세메스는 1993년 삼성전자가 설립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용 설비제작 전문 기업이다. 경기 화성과 충북 천안 등 국내 두 곳의 사업장에 2천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고, 미국 오스틴과 중국 시안에도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재용 부회장은 “불확실성의 끝을 알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지치면 안된다. 멈추면 미래가 없다”면서 “흔들리지 않고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이어 이 부회장은 사장단에게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을 마련해 시나리오 경영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그동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소재‧부품‧장비 분야를 육성해 국내 산업 생태계를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7월 이 부회장은 소재‧부품‧장비 수급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자, 일본으로 직접 출장을 다녀온 후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해 단기 대책과 중장기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만 네 번째 현장경영에 나선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등 국내외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인식 속에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를 찾은 이 부회장은 현재를 ‘가혹한 휘기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미래 기술을 얼마나 빨리 우리 것으로 만드냐에 생존이 달려있다.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날 환경안전 분야와 관련해서도 “환경안전 분야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기반이다. 기술과 안전, 환경 모두에서 진정한 초일류가 될 수 있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체계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23일 생활가전사업부를 찾았을 당시에도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면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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