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장성민 이사장과 홍정욱 전 의원, 김동연 전 부총리를 야권 대선 잠룡으로 꼽자 호남권 인사인 장 이사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앞서 14일 김 위원장이 관훈토론회에서 장 이사장과 홍 전 의원, 김 전 부총리 등 야권 후보군에 대한 질문에 “거론하신 분들이 실질적으로 대통령 후보가 되려고 생각하고 있는지는 정확히 잘 모르겠다”면서도 “그러나 그중의 몇 분은 상상컨대 그런 욕망을 갖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김 위원장이 그간 ‘호남 공략론’을 강조해온 행보가 주목된다. 그는 비대위 출범부터 통합당 내 지역구 관리와 공천 실무를 맡는 조직 부총장에 전북 익산 출신의 함경우 경기 고양을 당협위원장을 임명하는 등 호남 인사를 중용하고, 21대 총선 패배 요인 중 하나로 ‘호남 홀대’를 언급하는 등 ‘호남 챙기기’에 힘써왔다.
김 위원장의 행보에 ‘호남특별위원회’ 출범 가능성도 제기됐다. 호남특위 위원장으로 거론돼온 정운천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실효성 있는 특위를 만들기 위한 준비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며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므로 좀 더 숙성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이유로 언급된 후보 중 호남권과 가장 가까운 장성민 이사장의 차기 대권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장 이사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이자 보수 색채가 짙은 발언을 이어온, 호남과 영남을 아우를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국민통합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평론가들도 ‘호남 출신 대권 주자’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다. 김성완 평론가는 “정치공학적으로 선거의 기본이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도 영남출신”이라며 “통합당 후보가 호남 출신이라면 호남도 분열시키고 영남권 표를 가져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된다”고 말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달라진 정치 지형에서 ‘호남출신주자’가 보수의 돌파구가 될 것이라 했다. 그는 “과거 호남 유권자들은 본인들이 고립돼있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 문 대통령 등 영남권 주자를 선택하는 전략성을 보였다”며 “그런데 이번 총선에선 영남권이 완전히 고립돼 이를 탈피하기 위해 ‘호남 카드가’ 효과적일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성민 이사장은 범야권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hyeonz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