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경] 행정수도 이전, 수도권 부동산 공화국 해소될까

[알경] 행정수도 이전, 수도권 부동산 공화국 해소될까

기사승인 2020-07-25 05:00:12

[알경]은 기존 [‘알’기쉬운 ‘경’제]의 앞글자 딴 새로운 코너입니다. 어려운 경제 용어 풀이뿐만 아니라 뒷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를 새로운 형식으로 전달하고자 합니다.

세종시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청와대와 정부 부처 모두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며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불을 붙였습니다.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은 참여정부 당시 논의됐던 사안이지만 대외적 반발로 인해 일부 정부부처만 옮기는데 그쳤습니다. 

또한 당시 헌법재판소(헌재)도 행정수도 이전 결정을 위헌으로 판결했습니다. 더 정확하게는 “우리나라 수도가 서울인 것은 우리 헌법상 관습 헌법으로 정립된 사항”이라며 “이를 폐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헌법 개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국회에서 공론화할 것을 주문했죠.

현재까지는 야당 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조차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대해 “정부의 부동산 실책을 면피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 행정수도가 이전된다면 부동산 과열이 수그러들지는 여전히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단순히 정부기관에 이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김현수 단국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세계 주요 대도시들도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인구 집중과 주택 문제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월가와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미국 뉴욕시와 캘리포니아주의 부동산 가격이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 보다 비쌉니다. 이는 미국부동산정보업체 리얼티닷컴의 자료(2017년 기준)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위치한 애서튼의 주택가격이 가장 비싼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애서튼은 바로 미국 실리콘밸리 지역에 있는 도시죠.

서울과 수도권의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것은 단순히 행정수도이기 때문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회, 경제, 문화, 교욱의 중심지이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강남 부동산 시장이 고공행진하는 것은 단순한 입지적 원인이 아닌 교통·문화·교육 인프라에 최정점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과거 강남 개발의 역사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40여년 전만 하더라도 강남은 논밭으로 이뤄진 허허벌판 지대에 불과했지만 박정희 정부 전포적인 개발 지원으로 인해 승승장구했습니다. 대법원·검찰청과 8학군으로 불리는 유명 고등학교가 강남으로 이전한 것도 바로 정권 차원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서울 공화국’이라는 저서를 냈던 강준만 전북대 교수는 “서울 '초(超)집중화'는 승자독식을 말해주는 대표 사례”라고 지목합니다. 그는 “정치적 권력뿐 아니라 사회 모든 영역의 자원이 지리적·공간적으로 서울이라는 단일 공간에 집중됐고, 서울이 국내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면서 모든 정치, 경제, 문화의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세종시 내 부동산 과열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실제 세종시에서 정부부처가 들어서면서 아파트 분양 마다 강남과 신도시를 방불케하는 청약 과열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세종시에 분양한 ‘세종하늘채센트레빌(새나루마을8단지)M5’는 1순위 청약에서 82.24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과거 시장 과열이었던 동탄2신도시, 강남 재건축 분양 단지의 청약률에 맞먹는 경쟁률입니다. 또한 시세도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종시 전체 평균 시세는 약 3.3㎡당 1290만3000원으로 10년 전 시세(438만9000원) 대비 약 3배 가까운 오름세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과열된 시장을 다시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은 수도권 과밀화 분산에 긍정적인 영향도 있지만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을 위해 장기적인 시각에서 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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