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하늘에서 본 팔당댐 방류 현장

[현장+] 하늘에서 본 팔당댐 방류 현장

수문 열고 사흘째 엄청난 양의 흙탕물 토해내…

기사승인 2020-08-05 05:00:32

- 수문 15개 가운데 10개 열고 방류

- 굉음과 함께 무서운 기세로 쏟아져 내리는 흙탕물

- 팔당댐에서 흘러나간 물 4~5시간 정도면 서울 잠수교 도착

- 지나가던 시민들 굉음 소리에 차에서 내려 물 구경

4일 오후 하남시 방향 팔당댐 삼거리를 통과하던 시민들이 차를 세우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댐이 토해내는 엄청난 양의 물을 바라보고 있다. 5일 아침 7시 현재, 팔당댐은 수문 15개 가운데 10개를 열고 한강 하류로 초당 8천5백톤의 물을 방류 중이다.

[쿠키뉴스] 하남· 곽경근 대기자=  장맛비가 잠시 주츰했던 4일 오후, 하남시 방향 팔당댐 삼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차를 세워놓고 가드레일에 인근에서 사진촬영에 분주하다. 방송과 신문사 차량들도 도로 한편에 줄지어 서있다.

다름 아닌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지난 2일부터 팔당댐이 수문을 열고 흙탕물을 토해내자 시민들은 물 구경, 보도진들은 취재를 위해 팔당댐 주변으로 몰린 것이다.

팔당댐 앞 가드레일에 서면 수문 사이로 무시무시한 기세로 쏟아져 나오는 흙탕물과 함께 다른 소리는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굉음이 크다.

주변이 차량으로 혼잡하자 경찰차량은 연신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며 불법주차 차량을 이동시키기에 분주하다. 겨우 타 방송사 차량 사이를 곡예 운전하듯 비집고 들어가 억지로 차를 세웠다. 취재 장비를 챙겨서 댐 가까이 접근하자 굉음과 함께 누런 흙탕물이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4일 관계장관회의에서 “비 피해가 큰 지역에 대해서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등 지원방안을 검토해달라”면서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인명피해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두고, 비 피해 최소화를 위해 철저히 대처”하라고 지시했다.

카메라를 댐 방향으로 향하고 몇 컷 담지도 않았는데 마치 물에 빨려 들어갈 듯 현기증이 난다.
기상청이 오늘까지 500mm 이상의 많은 비를 예고한 가운데 팔당댐이 수문을 열고 사흘째 방류를 이어가고 있다. 

발전용 댐인 팔당댐은 홍수 조절 기능이 없어 물을 가두지 못하고 일정량이 넘으면 수문을 열어 하류로 흘러 보낸다. 삼각대 위에 카메라를 고정하고 30초 장노출로 촬영하였다.

팔당댐의 수위는 5일 아침, 24.7m 정도로 팔당댐 제한수위 25.5미터를 1m 못되게 남겨두고 있는 상태다. 팔당댐 측은 유지 기준 수위인 24.60m를 넘지 않기 위해 방류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일 아침 현재 팔당댐은 수문 15개 중 10개를 열어 초당 8천5백㎥가량의 물을 내보내고 있다. 한강홍수통제소 관계자는 “팔당댐 방류가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서울지역의 한강 수위가 많이 내려가긴 어렵다”고 밝혔다.
이곳 팔당댐에서 흘러나간 물은 4~5시간 정도면 서울 잠수교 인근에 도착한다.

팔당댐에서 흘러나간 물은 짧게는 3시간에서 6시간 안에 서울 잠수교 인근에 도착하는데, 4일 저녁 현재 여전히 방류량이 많아서 서울 시내 한강 수위에 당장 큰 영향을 주긴 어려워 보인다.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5일 아침 북한강 유역의 청평댐이 초당 4,200㎥, 의암댐은 초당 3,400㎥, 춘천댐도 초당 2,100㎥의 물을 방류하고 있다.
한강 수위에 큰 영향을 끼치는 소양강댐은 5일 아침 현재 수위는 189.86m로 홍수기 제한수위인 190.30m를 약 1m가량 남겨두고 있다. 소양강댐 상류에서 유입되는 물은 초당 3천9백㎥가량으로 수위가 계속 올라가고 있어 수문 개방을 검토하고 있다.

팔당댐은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이 합쳐진 뒤,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목인 만큼, 팔당댐 방류량이 한강 수위에 큰 영향을 미친다.

남한강은 중부지역에 강한 비가 내리면서 5일 아침 충주댐 수위가 제한수위 140.31미터로 제한수위 138m를 2.3미터 가량 넘겼고, 방류랑도 20% 가량 늘어 2천 5백톤 수준이다.남한강 유역의  괴산댐, 횡성댐 등 나머지 댐들도 모두 방류 중이다. 

서울 성동구에서 온 한 수산나(59)씨는 댐이 수문을 연 광경을 처음 본다며 “엄청난 양의 물을 쏟아내는 댐을 보면서 새삼 자연의 힘이 무섭게 느껴졌다”면서 “이번 홍수로 물이 뒤집혀 녹조도 없어지고, 코로나바이러스도 다 씻겨내려 갔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제 비는 그만 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중부지방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른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관계 부처와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 점검과 사전 조치를 강조하며, 특히 추가 인명피해를 막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하면서 “특히 언제 어디서 지반 붕괴와 산사태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 각별히 대비해고, 침수 위험지역 관리와 함께 저수지와 댐의 수량을 조절하는 등 홍수를 사전 통제하는 일에도 만전을 다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kkkwak7@kukinews.com / 동영상=왕고섶 사진가
곽경근 기자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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