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잇단 수주 행진...세계 1위 명성 이어간다

조선업계, 잇단 수주 행진...세계 1위 명성 이어간다

글로벌 1위 해양강국 코리아, 하반기 ‘방긋’

기사승인 2020-08-28 04:00:04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PG 운반선의 시운전 모습(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가 하반기 잇단 수주 낭보를 울리며 조선강국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아시아 소재 선주사와 9만8000입방미터(㎥)급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맺었다고 이달 25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는 동급 선박 1척에 대한 옵션도 포함됐다. 에탄운반선은 에탄(ethane)을 액화해 화물창 내 온도를 영하 94도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운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LNG운반선과 마찬가지로 고도의 건조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요하다. 에탄은 천연가스 등에서 추출되며 납사와 함께 석유화학 산업의 주요 원재료다.

수주한 에탄운반선은 올 들어 전 세계에서 처음 발주된 것이다. 길이 230미터, 폭 36.6미터, 높이 22.8미터 규모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2022년 상반기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3척의 동급 에탄운반선을 건조 중이며, 이번에 2척을 추가해 총 5척의 에탄운반선을 건조하게 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사진=현대중공업그룹 제공)
현대중공업그룹의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은 세계 최초 LNG(액화천연가스)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며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싱가포르 EPS사가 발주한 1만4800TEU급 컨테이너선의 시운전을 선주와 선급 관계자 등 130여 명이 승선한 가운데 마무리하고, 다음달 15일 인도한다고 밝혔다.

길이 366미터,폭 51미터, 깊이 29.9미터 규모의 이 선박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세계 최초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이 선박은 1만2000입방미터(㎥)급 대형 LNG연료탱크를 탑재해 1회 충전만으로 아시아와 유럽 항로를 왕복 운항할 수 있다. 연료탱크에는 극저온(-163도) 환경에서도 우수한 강도와 충격 인성을 유지할 수 있는 9%니켈강이 적용됐다.

또한 LNG추진선에 필요한 LNG연료탱크와 연료공급시스템(FGSS), 이중연료엔진 등의 배치 및 설계를 최적화해 안전성과 컨테이너 적재 효율성을 높였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자동차 업종에서 전기차가 각광을 받듯, 조선업 또한 LNG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선박들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며 “축적된 기술과 품질로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LNG연료선박 분야를 지속적으로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벌크선, 탱커, 컨테이너선 등 다양한 선종에서 총 44척의 LNG추진선박을 수주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 최초 VLEC(사진=삼성중공업 제공)
업계 2위 삼성중공업도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98K급 초대형 에탄 운반선 VLEC(Very Large Ethane Carrier) 2척을 약 2억2000만달러(2607억원)에 수주하며 하반기 훈풍을 예고했다.

VLEC는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생산된 에탄을 해외로 수출하기 위해 고안된 신개념 선박이다.

삼성중공업은 앞서 2014년 세계 최초로 VLEC 6척을 수주해 성공적으로 인도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은 금번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VLEC 18척 가운데 11척(M/S 61%)을 수주했다.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품질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셰일가스의 주성분은 메탄과 에탄, 프로판 등으로 메탄이 90%, 에탄 5%, 프로판 2% 정도의 비율로 생산된다.

에틸렌은 에탄을 열분해해 제조할 수 있는데, 납사(나프타)에서 제조하는 기존의 방식보다 원재료비가 저렴해 석유화학업체들이 에탄 분해설비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 추가 발주가 기대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VLEC는 향후 미국, 노르웨이 등 에탄 수출국이 생산량을 늘릴 경우 추가 발주가 기대되는 시장”이라며 “독보적인 기술력과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우월적 시장 지위를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조선사의 상반기 수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과거 대표적 불황기였던 2009년, 2016년과 비교해보면 나쁜 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선박 발주 자체는 지난해보다 35%가량 줄겠지만, 국내 조선소의 하반기 수주는 상반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현재 국내 조선소들은 2022년 상반기까지 120척의 수주잔량을 갖고 있다”며 “예고된 140여척의 카타르 LNG와 16척의 모잠비크 LNG 그리고 추가적인 야말 LNG 등 세 가지 프로젝트만 감안해도 한국 조선소들은 2027년까지 연평균 30척에 가까운 인도량을 갖게 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 조선사들의 연간 LNG선 인도량이 40척 수준인 것으로 고려하면 향후 5년간의 선박 영업 목표의 절반가량이 해결된 셈”이라며 “이는 탱커와 컨테이너선과 같은 다른 선종의 선주들의 발주 움직임을 서두르게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수주 선가(뱃값)도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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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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