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 보는 천식의 증상과 원인은?
#글// 김지수 영동한의원 진료원장(침구과 전문의)

천식 환자라고 해서 누구나 증상이 일률적인 것도 아니다. 쌕쌕거리는 천명음(喘鳴音)이 없는 만성 기침, 흉부 압박감, 원인을 알 수 없는 호흡곤란 증세만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실천(實喘)과 허천(虛喘)으로 나누어 구분하고 있다. 실천은 가슴이 답답하고 아파오면서 오한, 발열을 느끼고 바람을 쏘이면 증세가 더 심해지는 경우다. 가끔 가래 끓는 소리가 나고 발작이 일어날 때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낀다.
허천은 이와 달리 약간의 자극에도 발작적으로 기침을 하게 되는 만성형 천식이다.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은 데다 과로를 하거나 공해 속에 장기간 노출됐을 때 호흡이 빨라지면서 멀건 가래가 끓고 기침이 계속 나온다.
기관지 천식을 비롯해 기관지 확장증, 범발성 모세기관지염, 만성기관지염, 폐섬유종, 폐울혈 등 난치성 호흡기 질환과 고혈압, 심장이 약할 때 생기는 기침은 이보다 더 심각하다. 겉으로 보이는 증상은 비슷한 듯하지만 각기 원인 질환에 따라 기침에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목구멍이 답답하거나 목이 쉰 채 기침이 나면 목 근처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이고, 한밤중이나 이른 아침에 언제나 기침을 하게 되면 천식, 아침에 일어난 다음 기침과 함께 가래가 끓으면 기관지 확장증이나 만성 기관지염일 가능성이 높다.
또 잠이 들려고 하면 금세 숨이 가쁠 정도로 심한 기침이 나오는 것은 호흡기 계통보다 고혈압이나 심장이 약할 때 생기기 쉬운 증상이고, 몸의 위치를 바꾸거나 침대에서 일어날 때 마른 기침이 나는 경우는 폐섬유종일 수도 있다.
천식에는 나이 제한도 없다. 기관지 천식이라 하면 흔히 노인성 천식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지만 실제론 소아천식이 훨씬 더 많다.
소아 천식의 주요 원인인 알레르기는 상당 부분 유전된다. 학계에서는 유전적으로 알레르기 인자를 갖고 있는 사람이 환경적으로 어떤 자극을 받았을 때 천식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폐쇄된 공간일수록 더 심한 경향이 있다.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선진국 어린이가 비교적 야외나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개발도상국 어린이보다 천식에 더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만약 잠잘 때는 괜찮다가 깨어 있을 때만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습관성이나 신경성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강박적인 성격의 남자아이가 헛기침을 하는 경우라면 불안 심리에서 비롯된 틱 장애일 수도 있으므로 감별이 필요하다.
어른과 달리 소아 천식은 사춘기 이후 호전되거나 사라지는 경우가 50~70%에 이른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일단 집안의 화분과 동물을 모두 치우고 카펫이나 베개, 담요를 깨끗이 청소해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는 것이 소아 천식을 막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