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우 쫓는 케도아웃, 美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한국 아동성범죄 아웃’

손정우 쫓는 케도아웃, 美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한국 아동성범죄 아웃’

국내 법원 솜밤망이 처벌 규탄… 펀딩 5시간 만에 9000만원 모여

기사승인 2020-09-02 09:09:01
31일 0시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톰슨로이터 전광판에 케도아웃의 메시지가 송출되기 시작했다./사진=케도아웃 제공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31일 0시(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톰슨로이터 전광판에 새로운 메시지가 송출되기 시작했다. 

'THE OPERATOR OF THE WORLD'S LARGEST CHILD PORN WEBSITE'
세계에서 가장 큰 아동 성착취물 유통 웹사이트의 운영자
‘AND WAS SENTENCED TO ONLY 18MTH IN JAIL IN S.KOREA’
그는 대한민국에서 오직 18개월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PLEASE HELP FIND JUSTICE FOR CHILD PORN’
정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메시지는 오는 6일까지 일주일간 전광판에 재생된다. 송출자는 익명의 한국 여성들로 조직된 ‘KEDO OUT’(케도아웃)과 4586명의 후원자다. 케도아웃은 아동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가벼운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판하고, 문제를 세계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해 조직된 프로젝트 팀이다. 목표를 확고히 드러내기 위해 팀명도 한국(Korea)과 소아성애(Pedophile)의 합성어 ‘케도’ 아웃으로 정했다. 

이들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유통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의 운영자 손정우에 대한 강력 처벌을 촉구하며 지난 7월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했다. 개시 5시간 만에 펀딩에는 목표금액 2000만원을 400% 초과 달성한 9000만원이 모였다. 케도아웃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의 톰슨로이터와 더원 전광판에 각각 광고송출 계약 두건을 체결했다.

손정우의 미국 송환이 무산된 지난 7월6일 케도아웃이 조직됐다. 케도아웃 활동가 알리는 "법원의 판결이 SNS 상에서 큰 공분을 샀고, 사람들은 우리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지 찾기 시작했다“며 프로젝트의 서막을 설명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프로젝트 기획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연결됐다. 이날 저녁 12명의 구성원이 활동을 시작했다. 

케도아웃 팀원들은 국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더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손정우의 엄벌을 요청하는 글이 게시됐다. 법원 앞에서 집회도 수차례 진행됐다. 그러나 손정우는 1년6개월 복역 후 출소하게 됐다. 

팀원들은 외신 보도에 희망을 걸었다. 알리는 “웰컴투비디오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가 연결된 범죄 현장”이라며 “미국 법원도 사건 해결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히고 있기 때문에 광고 송출지를 뉴욕 타임스퀘어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케도아웃은 성범죄자에 대한 국내 법원의 가벼운 처벌을 비판하는 카드뉴스를 제작·배포했다./그래픽=케도아웃 제공

케도아웃 팀원들은 서로 일면식도 없는 남이다. 알리는 “팀원들은 손정우가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공통 목표를 가지고 모였으며, 모두 익명으로 활동한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12명의 팀원들은 모두 본업이 있는 20대 여성이다. 각각 ▲총대 ▲총무 ▲영상제작 ▲이미지 디자인 ▲홍보 및 작문 ▲웹페이지 구축 등의 업무를 분담해 맡고 있다. 회의는 오픈 채팅방을 통해 진행한다. 

다른 기관·단체와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이 케도아웃의 운영방침이다. 알리는 “아동·청소년 성착취 범죄자 손정우에 대한 우리나라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공론화하고, 강력 처벌을 촉구하는 것이 프로젝트 팀의 목표”라며 “목표가 희석되지 않도록 독립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팀원들은 활동비용을 지원받지 않는다. 지난 7월 펀딩이 끝난 뒤 후원 참여자들에게 배송할 기념품도 팀원들이 모여 직접 포장했다.  

타임스퀘어 광고 송출에 성공하며 케도아웃은 활동 목표를 달성했다. 그러나 팀원들은 아직은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알리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어제 오후 1시 광고송출이 시작됐는데, 송출이 종료될 때까지 긴장하고 지켜봐야 한다”며 “해외 반응도 아직 파악되지 않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알리는 “팀원들과 손정우 법(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마련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활동할 것”이라며 “SNS 캠페인, 국회의원 대상 문자 총공(총공격) 등을 추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정우는 지난 2015년 7월부터 2년8개월간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면서 4000여명에게 아동·청소년 성착취 영상물을 제공했다. 법원은 손정우의 범죄 수익을 4억원으로 파악했지만, 그가 은닉한 수익은 약 40억원으로 추정된다. 손정우는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해 5월 법정구속 됐다. 

지난 4월27일 손정우의 형기가 만료됐다. 그러나 미국 법원이 손정우에 대한 범죄인인도를 요청함에 따라 구치소에 재수감됐다. 손정우는 아동 음란물 배포, 국제 자금세탁 등 9개 혐의로 미국 법원에 기소된 상태다. 미국 법원은 손정우에게 우리나라 법원보다 무거운 처벌을 선고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모든 죄목에 대한 처벌을 합산해 선고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하며, 아동·청소년 대상 범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법원은 지난 7월6일 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했다. 국내에 머물게 된 손정우는 곧바로 석방됐다. 경찰은 현재 손정우의 범죄수익 은닉 혐의를 수사 중이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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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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