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카페 난민, 사각지대로…패스트푸드·제과점 찾는 카공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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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2.5 현장] 맥도날드에 늘어선 노트북 행렬…카페 대신 써브웨이·던킨에도 북적

기사승인 2020-09-02 04:20:01
지난 1일 방문한 서울 강남역 인근 도넛 전문점 ‘크리스피크림’에서는 점심시간에 몰린 고객들로 매장이 붐볐다. 신민경 기자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을 이용할 수 없잖아요. 갈 곳이 없으니 이곳으로 왔죠.”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된 이후인 지난 1일 서울 강남역 인근 도넛 전문점 크리스피크림(KrispyKreme)에는 20명 남짓의 고객들이 매장 좌석을 이용하고 있었다. 같은 시간대 1명의 고객도 보기 힘들던 프랜차이즈형 카페 내부와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시험 준비생 김모씨는 “카페에서 공부하다 강남역 인근 학원에 가곤 했는데, 평소에 가던 카페 매장을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도넛 전문점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달 16일부터 적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자 강화된 방역지침을 추가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감염 위험도가 큰 젊은 층과 아동·학생 및 고령층이 주된 대상으로, 3단계보다 낮은 2.5단계 수준이다.

추가 방역 조치에 의하면 카페 중 프랜차이즈형 커피전문점은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음료 등을 포장해 갈 때도 출입자 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이용자 간 2m(최소 1m) 간격 유지 등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제과점은 정상 영업을 하지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카페와 마찬가지로 핵심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헬스장과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은 운영이 중단된다.
지난 1일 방문한 서울 강남역 인근 맥도날드에서는 노트북을 이용하는 고객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신민경 기자.

이날 강남역 일대를 취재한 결과, 프랜차이즈형 카페를 이용할 수 없는 고객들은 패스트푸드, 제과점 쪽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었다. 강남역 인근에 있는 패스트푸드점 맥도날드에는 음료와 함께 노트북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눈에 띄었다. 정부 지침이 강화되기 이전과는 변화된 모습이다. 카페에서 공부를 하거나 볼일을 보던 일명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인근 샌드위치 전문점 써브웨이에서도 이색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곳곳에서는 노트북을 펼치고 음료와 메뉴를 즐기는 고객을 종종 볼 수 있었다.

강남역 인근 타 제과업계 매장도 상황은 비슷했다. 강남역 인근 던킨도너츠 내부는 매장 좌석을 이용 중인 10여명 고객들의 대화로 시끌벅적한 분위기였다. 인근 파리바게뜨, 뚜레쥬르에서도 비슷한 장면은 계속됐다.
‘스타벅스’ 강남대로점(왼)과 ‘투썸플레이스’ 논현점(오)은 고객 이동동선 안내를 위해 화살표를 부착했다.
매장 이용이 불가해진 프랜차이즈형 카페에도 변화는 있었다.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는 매장 바닥에 고객 이동선을 화살표로 표시했다. 이같은 조치는 고객 간 접점을 최소화하려는 방법으로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과 나가는 고객이 마주하지 않도록 안내하고 있다.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도 눈에 띄었다. 투썸플레이스는 매장 입구에 비대면 서비스 이용 안내문을 부착하고 어플 주문을 유도하고 있었다. 투썸플레이스에서 비대면 주문을 원하는 고객은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해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스타벅스에는 비대면 서비스 ‘사이렌 오더’가 있다. 스타벅스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주문 가능한 서비스로, 매장을 선택한 뒤 메뉴를 고르면 메뉴 픽업 대에서 음료를 수령할 수 있다.

“쿠팡이요” 파스쿠찌 매장에서는 색다른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배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것. 파스쿠찌는 배달 앱 ‘쿠팡이츠’와 연계해 음료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음료를 주문하면 쿠파이츠 배송 관계자가 제조 매장을 방문, 메뉴를 수령해 배송한다.

프랜차이즈 카페 업계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정부 지침에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스타벅스, 파스쿠찌, 커피빈 등 업계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앞으로도 방역당국 지침에 적극 협조하며 지속적인 방역 강화를 통해 고객과 파트너의 안전을 위한 운영에 더욱 집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 조치로 이전보다 더 많은 고객을 맞이하게 된 제과업계도 방역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매장 내 테이블을 일부 치우거나 간격을 넓혀 고객들이 2미터 이상 거리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가급적 포장 및 배달 서비스 등 접촉을 최소화 하는 방법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등 정부의 방역지침을 적극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기 상황에서도 고객 접점 유지를 위해 비대면 서비스 강화에도 계속 주력할 계획”이라며 “매장 관리를 위해 가맹점주 교육도 주기적으로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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