醫-與 파업철회 합의했지만, 여진은 계속

醫-與 파업철회 합의했지만, 여진은 계속

젊은 의사들 패싱 논란에 국민의힘·정의도 다른 의미에서 정부여당 탓

기사승인 2020-09-04 11:52:57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좌)과 한정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4일 의사정원확대 등의 논의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으로 하고 의사파업을 철회하는데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의료계와 정부여당이 의사정원확대를 두고 보름여간 이어온 강대강 대치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충돌의 여파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당장 젊은 의사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4일 의·여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안정화 전까지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논의를 중단하고, 안정화 이후 대한의사협회(의협)와 더불어민주당이 협의체를 구성, 원점에서 재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와는 별도로 민주당은 공공보건의료기관의 경쟁력 확보 및 의료 질 개선을 위한 예산확보하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요구안을 바탕으로 전공의특별법 등 관련 법안 제·개정을 통해 전공의 수련환경 및 전임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지원방안 마련도 약속했다.

이에 대해 대전협를 주축으로 하는 젊은 의사들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박지현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젊은의사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고 일어났는데 나는 모르는 보도자료가. 회장이 패싱 당한건지.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고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더불어민주당의 합의소식이 전해지며 서울대학교병원에서 보건의료정책에 반대해 시위를 하던 의사들이 철수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야권에서도 협상타결에 따른 파업중단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안도의 말을 하면서도 파업사태로 인한 의료공백의 책임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집단을 향해 날을 세워 추후 논의과정에서도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협상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정의당 김종철 선임대변인은 “오늘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가 갑작스럽게 합의를 이루면서 집단 진료거부에 나섰던 의사들이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국면에서 불안에 떨었을 국민들이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논평했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코로나19확산이 안정화된 이후 공공의대와 의대 증원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에 관련된 중차대한 국가적인 의제를 의사들의 이기적인 집단행동에 맞닥뜨리자 물려버리고 만 것”이라며 의료계의 이기심에 정부가 항복한 양상으로 사태가 마무리된데 대한 강한 유감을 표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태를 극단적으로 몰고간 정부여당을 향해 비난했다. 김은혜 대변인은 “코로나19라는 중차대한 시기에 의료진을 자극한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정책추진, 되레 정부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긴 데에 대해서는 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복기하고 개선이 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의·여 합의에 이어 의료계와 정부(보건복지부) 간 합의도 이날 오후 1시경 서명식을 갖고 마무리될 전망이다. 합의문에는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의학교육, 전공의 수련체계 등의 발전을 위해 ‘의정협의체’ 구성,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논의 중단 등의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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