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2021년 의사국시를 통과한 의사가 평소의 14% 수준인 400여명만 배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구제에 난색을 표하는데다 국민여론 또한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도 의료현장의 인력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의사들의 자격시험을 관장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7일 0시로 마감된 의사국시 실기시험에 추가 신청한 인원이 기존 10%에서 크게 늘지 않았다. 의사인력 확충과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에 반대해 파업에 동참해 의사국시를 앞둔 의대생들 90%가 시험거부의사를 고수하고 있는 셈이다.
더구나 의사국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도 큰 상황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7일 오전 10시 기준 ‘국시 접수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재접수 등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청원글에 약 44만명이 동의했다.
청원에서 “(의대생들은) 자신의 행위가 의료 공백으로 연결될 것을 알고 그것을 투쟁의 수단으로 쓰려는 것”이라고 지적하며 “추후 구제, 특별 재접수라는 방법으로 의사면허를 받게 된다면 그들은 국가 방역의 절체절명의 순간에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총파업을 기획하고 있는 현 전공의보다 더한 집단 이기주의적 행태를 보일 것”이라고 우려한 내용에 동조한 셈이다.
이에 정부도 추가 접수 혹은 구제수단 강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정부는 8일부터 시행 예정인 의사국시의 재연기나 시험 접수기한 추가연장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시원 관계자 또한 “아직 집계가 마무리되진 않았지만 시험에 접수한 10%가 조금 넘는 소수의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8일 예정대로 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와 의사인력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에 대한 원점 재논의를 대표해 합의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도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2차례 연기해 국가고시 접수를 어제(6일) 밤 12시까지 열어놓음으로써 충분한 시간을 줬다”며 추가 구제수단에 대해 “지금으로서는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추가시험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국방부 등 정부기관을 비롯해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의대생들의 시험거부로 인해 의사배출이 기존의 10% 수준에 그칠 경우 그에 따른 군의관 수급이나 의료현장에 투입될 인원이 1년간 크게 줄어 곳곳에서 공백에 따른 의료서비스 축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국시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추가 시험 등에 대한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의사인력배출이 크게 줄게 될 것이 기정사실화되며 벌써부터 병무청 등에서 많은 문의전화가 오고 있다”며 “인력수급 차원에서 고민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현 상황의 심각성을 전했다.
한편, 의대생들의 국시거부에 따라 취소접수한 행정절차가 이르면 오늘(7일)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국시원 관계자는 “복지부의 행정해석을 바탕으로 취소접수 시점부터 국시접수자가 철회의사를 밝힌 것으로 결론내렸다. 취소접수한 전원에 대한 환불 등 행정절차는 오늘부터 수일 상간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oz@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