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말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만들어가는 위기에 함께 대응하자며 손을 내민 집권여당 대표의 연설이 제1야당도 움직였다.
국민의힘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뤄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원내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코로나19 위기대응을 위한 사회 전반의 화합과 협력, 정치권의 협치를 강조한데 대해 “새로운 집권여당 대표다운 중후하고 울림 있는 연설이었다”고 평했다.
이어 최 원내대변인은 “국민 모두가 코로나 이전 소소한 일상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제자리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고통을 더 크게 겪는 국민을 먼저 도와야 한다는 여당 대표 말씀에 국민의힘도 뜻을 같이 한다”면서 “협치 민주당을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그 일환으로 이 대표가 제시한 사회안전망 확충, 신산업 육성, 기타 코로나 이후의 시대를 대비한 준비들은 물론 조만간 국회에 제출될 예정인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신속·정확한 지급을 위해 협조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다만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이 대표의 인용문구를 재인용하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정치에도 야당이 있어 여당이 있을 것”이라며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고 진정한 협치를 위해 여당이 먼저 전향적 변화를 보인다면 협력과 공조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낙연 대표의 오늘 연설이 문 정부·여당의 종전 실패, 독선과 과감하게 단절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새로운 협치로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한 여정을 함께 시작하길 빈다. 희망을 만드는 정치, 여당 대표가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우분투(ubuntu)’를 인용하거나 서울 광화문 사거리 건물에 걸린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글귀를 언급하는 등 감성적 언어에 바탕을 둔 의사전달에 집중했다.
연설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여파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2차 재난지원금 선별지급 ▲생명안전기본법·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건강안전망 완비 ▲전국민고용보험·전일보육체계 시행 등 사회안전망 구축 ▲변화할 미래를 대비한 한국판 뉴딜과 신산업육성 ▲국가균형발전과 (성)평등사회 구현 ▲개혁입법 완수 등의 구체적인 계획과 구상도 들어있었다.
이에 당내에서는 “일반 국민들에게도 호소력을 발휘한 연설이었다”거나 “단문 위주의 연설과 다양한 인용글귀가 돋보였다”, “미래비전을 제시한 부분에서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구상을 엿볼 수 있는 계기였다”, “사실상 대선 출마선언문을 연상시킨다”는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다만 너무 많은 내용을 한 번에 제시하려다보니 뚜렷하게 남는 메시지가 없다는 평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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