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진수·조현지 기자 =‘킹메이커’를 자청한 김무성 국민의힘 전 의원이 오랜 침묵을 깨고 나선 첫 정치행보는 ‘더 좋은세상으로 포럼’(일명 마포포럼) 강연회다. 해당 강연회의 첫 주자로는 장성민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이사장이 초청됐다.
장 이사장은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마포포럼 강연회에서 전·현직 의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권,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동안 마포포럼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과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 학계 인사를 외부 강사로 초빙한 적은 있지만, 정치인을 초청한 것은 장 이사장이 처음이다.
그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97년에 이룩했던 최초의 수평적 정권교체의 성공적 전략과 경험을 토대로 이를 오늘의 현실 상황에 적용시켜 설명해 가는 방식을 취했다”며 “야권이 집권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민해야 할 4가지를 중심으로 강연을 이끌어갔다”고 밝혔다.
장 이사장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초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그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적자이자 정권교체의 설계사로 불린다. 한반도 북핵 전문가이자 미래 전략가로 꼽히기도 한다.
장 이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1989년부터 1995년까지 전 세계에서 정권교체를 이뤘던 15개 나라들의 분석 연구를 토대로 밝혀낸 6가지의 공통점을 말했다. 나아가 해당 전략을 토대로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설계해 정권교체 성과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그가 꼽은 6가지 공통점은 ▲장기집권에 대한 실증 ▲집권층의 경제정책 실패 ▲국민들의 정권교체 심리 분출 ▲집권당의 대분열 ▲집권당의 부패 스캔들 ▲군소야당의 대연합 등이다.
장 이사장은 “지금의 문재인 정권에 대입해 보면 거의 비슷한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말을 전한다”며 “이번에 좋은 전략을 추구한다면 집권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장 이사장은 또 야권의 집권을 위해 지역구도, 경제구도, 남북구도 등 세 개의 유리한 선거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지역 구도의 경우 과거 김영삼 대통령과 같은 3당합당이나 김대중 대통령과 같은 DJP의 연합처럼 하나로 통합하고 화합하는 지역대통합구도, 국민대통합구도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경제 구도 측면에서 국민들은 1년 6개월 이후 경제난을 수습할 수 있는 경륜있는 지도자를 찾고 불러 낼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구도와 관련해선 “문재인 정권이 상반기 임기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버팀목은 남북 정상회담이고 지난 6·3 지방선거의 결과가 집권여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 것도 전쟁과 평화의 구도였다”며 “현재 야당은 남북 문제는 거의 손 놓고 있고 주도당하고 있는 상태”라고 개선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을 이끌고 나갈 지도자 조건으로는 ▲국제정치 전문가 ▲한반도문제 전문가 ▲국민대통합형 지도자 ▲민주적 소통의 리더십의 소양을 갖춘 정치인 ▲경제통찰력을 지닌 지도자 등을 언급했다.
한편 장 이사장은 최근 보수 색채가 짙은 발언을 이어온, 호남과 영남을 아우를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국민통합적 인물로 평가받아 범야권 대권주자로 강력 부상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과거 청와대국정상황실장을 역임해 국정운영의 경험을 갖췄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적자’로서 국민대통합형 차기 대권후보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흘러나온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당면 문제가 뭐냐, 교육, 경제, 세계정세 속 한반도, 비핵화 등은 어떻게 할 거냐 자기 나름대로 비전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 것을 확실히 하고 나온 사람이 안 보인다”고 장 이사장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근 통합당 지도부 인사는 장 이사장과 극비리에 여의도 모처에서 만나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장 이사장은 “(서울시장은)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당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물색에 힘쓰는 만큼, 김 위원장이 숨겨둔 대권 후보 카드를 미리 꺼내 쓸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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