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글로벌 철강 시장 정조준한다

철강업계, 글로벌 철강 시장 정조준한다

한국 철강사, 세계 시장 공략 본격화...‘해상풍력부터 컬러강판까지’

기사승인 2020-09-11 05:00:24
▲포스코 편면 도금 제품을 생산하는 모습.(사진=포스코 제공)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제강지주 등 국내 철강사가 글로벌 철강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글로벌 시장 변화에 맞춰 냉연 제품을 생산해 인도 이륜차 연료탱크 시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철강 수요가 급감한 상황에서 인도 시장 수요를 빠르게 파악하고 생산부터 판매, 연구 부서까지 긴밀히 협업해 6개월만에 이뤄낸 성과다.

수출품은 ‘편면도금 전기아연도금강판’으로 지난 8월 초도 양산품을 출하했다. 이 강판은 내식성과 용접성이 우수해 이륜차 연료탱크 소재로 쓰이며 그동안 전량 일본에서 공급됐다.

그랬던 이륜차 시장은 올해 인도 정부가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포스코가 진출할 길이 열렸다.

인도 이륜차 제조업체들이 규제에 대응하고자 유해 가스 발생이 저감 되는 연료 분사 방식으로 변경했고, 이에 따라 연료탱크 소재도 강화되며 부식과 마모에 강한 전기아연도금강판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수입 구매처 다변화의 길이 열린 것이다.

이에 포스코는 인도 가공법인과 기술서비스센터를 적극 활용해 고객 요구 사항을 빠르게 파악했다. 이후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포항제철소, 연구소, 마케팅 및 해외법인 등 관련 부서 간 협업이 이뤄졌다.

이들 부서는 수십 차례 영상회의를 통한 협업을 진행했다. 안정적 조업 기술을 개발하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대량 양산할 수 있는 최적의 생산 조건을 찾아냈다.

그 결과 약 6개월만에 재료인증부터 품질인증까지 완료하고 8월부터 본격 양산해 판매했다.

포스코는 이번 성과를 통해 코로나 장기화로 침체된 철강 수요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인도뿐만 아니라 이륜차 이용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도 제품 판매를 확대할 것”이라며 “영상회의를 활용한 ‘언택트 마케팅’으로 신규 고객을 유치하고 고객 대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동일 사장이 지난 7월 순천공장 현장을 임직원들과 함께 둘러보는 모습.(사진=현대제철 제공)
현대제철은 고객 밀착형 품질기술 마케팅을 통해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프리미엄제품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시장 모니터링을 통한 고강도, 고품질프로젝트를 선별해 수주하고, 글로벌 기술영업 강화를 통해 고객 수요에 밀착 대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 891만4000톤이었던 프리미엄제품 판매를 올해 910만6000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업계 3위 동국제강은 고급 컬러강판 투자를 확대해 시장을 선도하는 ‘초(超)격차’ 전략에 나섰다.

동국제강은 최근 연산 7만톤 생산능력의 최고급 컬러강판 생산라인을 부산에 증설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약 250억원을 투입하고, 고부가가치 컬러강판 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존 컬러강판 생산라인은 합리화해 컬러강판 생산 능력을 현재 8개 생산라인, 75만톤에서 2021년 하반기까지 9개 생산라인 85만톤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경쟁사들이 1~4개 라인에서 최대 10~40만톤 수준을 생산하는 것과 비교되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신규 증설하는 라인은 세계 최초로 라미나(Laminate) 강판과 자외선(UV) 코팅 공정을 혼합한 광폭 라인(1600mm)이다. 라인에서는 고부가가치 컬러강판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가전사와 고급 건자재 시장을 타깃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동국제강의 이번 투자는 생산 인프라와 품질, 영업력, 연구개발 능력, 서비스 등에서 경쟁 우위인 컬러강판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다.

▲동국제강 본사 을지로 페럼타워에 전시된 2020년 컬러강판 신제품.(사진=동국제강 제공)
회사는 앞서 2011년부터 컬러강판 사업에 집중 투자하면서 건자재 중심의 40만톤대 생산 규모에서 2012년 이후 가전과 프리미엄 건자재를 아우르는 60~70만톤대 사업으로 성장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글로벌 가전사와 건자재 시장에서의 고급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회사의 매출 중 컬러강판 비중이 지난해 17.6%까지 확대됐고, 이번 투자로 향후 20%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세아제강지주는 영국의 국책 과제인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에 기초 구조물 ‘모노파일(Monopile)’ 제조사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기업이 영국 해상풍력 기초 구조물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것은 세아제강지주가 최초다.

세아제강지주는 초대형 사이즈 모노파일 제작이 가능한 연산 16만톤 규모의 공장을 영국 현지에 설립하기로 했다. 이는 단일공장으로서는 세계 최대 규모다.

또 2023년 1분기부터 상업생산을 시작하고 연 100개 이상의 모노파일을 판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이는 영국 연간 모노파일 수요량의 절반 규모다.

영국 정부는 세아제강지주의 모노파일 시장 안착을 위해 해상풍력 사업자들과의 조기 계약 주선하고, 최적의 입지 선정 등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최근 영국대사관에서 열린 英 정부-㈜세아제강지주 간 양해각서 체결식에서, 사이언 스미스 영국대사 및 남형근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가 서명된 협약서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세아제강지주 제공)
영국은 해상풍력 강국으로서 유럽 모노파일 수요의 45%를 차지함에도, 자국 내 생산설비 부재로 전량을 수입해 왔다. 최근에는 ‘그린 산업혁명을 통한 경제 부흥’을 제창하면서 해상풍력을 중점 육성산업으로 지정했다.

영국으로서는 세아제강지주의 공장 설립을 통해 자국 내 모노파일 생산이 가능해졌으며, 수익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 온 세아제강지주 입장에서는 해상풍력을 미래 성장축으로 삼아 지속가능한 성장이 기대된다.

영국 정부가 세아와 협업하게 된 배경은 회사가 보유한 용접강관 분야에서의 오랜 업력과 전세계 해상풍력 프로젝트 수주 경험, 글로벌 인프라, 납기·품질에 대한 신뢰 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게 세아제강지주 측 설명이다.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경영총괄 부사장은 “영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하에 ㈜세아제강지주가 영국 해상풍력 기초 구조물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를 계기로 해상풍력 분야 비즈니스를 더욱 다각화, 전문화하겠다. 글로벌 해상풍력 구조물 시장의 탑 플레이어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