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성추문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에 이어 부산시의회 시의원의 성추행 의혹이 터진지 1달여 만에 또다시 민주당에 적을 둔 서울시의회 관악구 구의원 A씨(34)의 성추행 유죄판결 소식이 전해졌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3단독(판사 박영수)가 지난 4월 ‘성폭력범죄처벌 특례법 위반(강제추행)’혐의로 기소된 A구의원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수강명령을 내렸다고 한국일보가 보도했다.

전해진 판결에 의하면 A구의원은 지난해 하반기 구의회 토론세미나를 마친 뒤 가진 회식자리에서 처음만난 모임 회원 B씨의 신체를 수차례 만졌다. 하지만 A구의원은 지금까지 ‘술에 취해 당시상황을 기억하지 못 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일관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2가지 문제점이 지적된다. 먼저 A구의원이 평소 청년과 장애인, 성문제 등 소수자를 대변하는 발언과 의정활동을 해왔던 점이 거론됐다. 실제 A구의원은 2018년 8대 관악구의회 본회의에서 “공직자의 성희롱성 언어 사용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고, 이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성추행, 성희롱은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안다”는 발언하기도 했다.

또 하나 문제로 지적되는 점은 선고가 난지 5개월이 지났음에도 구의회가 사건의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방의회가 사건을 덮으려 한다고 의심하기도 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선고가 난지 5개월이 지났음에도 구의회는 사건에 대한 기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구의회 비율이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높기에 사건을 무책임하게 외면한 것은 아닌지, 나아가 감추려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민주당 차원의 책임있는 조치와 일벌백계를 촉구했다.

이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다시는 성범죄가 일어나지 않게끔 하겠다고 말한 것이 불과 며칠 전인데, 각종 성범죄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말을 국민들이 믿기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지는 이 같은 소식에 씁쓸할 뿐”이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한편 사건은 검찰과 A구의원 양쪽에서 모두 항고장을 접수해 항소심이 진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소송과는 별개로 민주당 차원의 재발방지나 성인지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육 등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형식적이었다는 지적들이 또 다시 사실로 드러나며 민주당을 향한 비난의 눈초리는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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