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전파’ 하루 만에 철회한 美CDC…외부 압력 의혹

‘공기전파’ 하루 만에 철회한 美CDC…외부 압력 의혹

기사승인 2020-09-23 01:58:01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의 공기전파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지침을 하루 만에 철회한 데 대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BC, CNN 등 다수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CDC는 “새로운 지침이 오류로 인해 웹사이트에 게시됐다”며 공기전파에 대한 지침을 삭제했다. 

앞서 21일 CDC는 코로나19가 공기 중 전파 가능성에 대한 증거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홈페이지에 새로운 지침을 게시하며 전문가들과 일반인들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완화 조치를 재고해야 하는 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침) 방울과 공기중 입자가 붙어 6피트(약 1.8m) 이상의 이동이 가능하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라며 “일반적으로 환기가 잘되지 않는 실내 환경은 이런 위험을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CDC 대변인은 에어로졸(공기입자를 통한 전파) 확산에 대한 업데이트를 철회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코로나19 공기전파에 대한 권고안을 갱신하고 있는데 이 권고안의 초안은 기관이 공식 훔페이지에 오류로 잘못 게시됐다. 공기전파와 관련한 권고사항 갱신이 완료되면 업데이트 내용이 게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공기중에 얼마나 오래 머물러 있는지, 그리고 재채기나 기침을 통해 얼마나 바이러스가 이동하는 지 등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많은 추측이 제기됐다.

이러한 지침은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가 충분할 경우 마스크를 벗을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 다니거나, 실내에서 식사하는 것과 같은 관행이 안전한지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특히 학교들이 오래전부터 낡은 건물과 창문이 열리지 않는 등 환기 부족에 대한 경종을 울린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베일러 의과대학 국립열대의 피터 호테즈 학장은 “CDC의 공기전파 지침과 관련해 ”지난 5월에 나왔더라면 업데이트된 지침은 괜찮았을 것이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몇 달 전에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1일일 오후가 되자 CDC의 업데이트는 삭제됐다.
 
이어 감염자 증가와 관련해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학교들에게 전염성이 높은 지역에 다시 문을 열도록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학들에게 다시 문을 열라고 강요하고 있고, 국가적으로 지도력을 갖고 있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를 두고 우리가 해야 할 모든 일을 하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매우 종말론적인 추락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고 CNN은 전했다.

버밍엄 앨라배마 대학의 전염병 과장인 진 마라조 박사 역시 최근의 급격한 증가 이후 올 가을에는 ‘종말론적’이 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CDC의 최근 업데이트를 인용해 “감염자의 입김에서 나오는 작은 입자를 흡입하는 것만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 많은 의사들은 수개월 동안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따라서 대중에게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또 감염자 증가에 대해 “왜 다시 올라가는지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한 가지는 전반적인 피로가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정말 이것(코로나19)에 싫증이 났다. 그리고 두 번째 우리가 받고 있는 완전히 모순된 메시지들, 잘못된 정보뿐만 아니라, 어떻게 사물이 퍼지는지에 대한 혼란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CDC의 혼란에 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정치가 작용하고 있으며, 기관의 흔들림이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CNN 의학 분석가 겸 조지워싱턴대 응급의사인 리아나 웬 박사는 “정치적 압박이 있었나? 과학보다는 정치 간섭이 이걸 몰고 가는 건가?”라며 “이러한 과학적 지식이 이 시점에서 일반적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을 철회했다는 사실은 그 배후에 무엇이 있는지 의문을 품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한 연방 관리는 “이것은 전적으로 CDC가 하고 있는 것이다. 실수로 올린 글로 게시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누군가가 버튼을 눌렀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며 CDC 전문가들의 철저한 검토 없이 가이드라인 변경이 발표된 것이지 정치적 압력의 결과가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 지침이 “개정되고 있다”고 덧붙였지만 개정안이 언제 CDC의 웹사이트에 게시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한편 우리나라 방역당국은 코로나19가 에어로졸이나 공기로 전파되는 호흡기 감염병이 아니라고 밝혔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2일 “코로나19는 비말을 통해서 주로 2m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서 비말이 묻은 손 또 매개체를 통해서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한 표현”이라며 “다만 밀접·밀집·밀폐된 공간에서는 비말 자체가 공기 중에 어느 정도 부유할 수 있다. 또 실내 같은 경우에 여러 가지 바람의 흐름에 따라서 전파가 이루어질 수도 있어 그런 부분은 확인했다. 예외적으로 특별한 상황에서는 공기 혹은 에어로졸 전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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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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