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신경전이 매섭다. 김 위원장이 이번엔 안 대표를 향해 “정치를 제대로 잘 아느냐”고 작심 비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24일 목동 예술인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주최 토론회에서 안 대표에 대해 “‘이 양반이 정치를 제대로 아느냐’ 생각이 들어서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고 내가 자리에서 떠 버린 적이 있다”며 “내가 그런 정도로 안 대표의 정치적 생각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발언에 대한 이유로 “처음에 ‘정치를 하고 싶으면 국회부터 들어가서 정치를 제대로 배우고 해야한다’고 했더니 ‘국회의원은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는 사람인데 왜 하라고 하느냐’고 했다”고 안 대표와의 일화를 들며 설명했다.
국민의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이 아직까지 변화하지 못해서 관심 없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사람들 그 관심을 가지고 합당할 생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왜 통합을 해야 하느냐를 첫째로 질문해야 한다. 우리나라 정당들이 서로 통합하고 합당해도 제대로 성공한 예가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공정경제 3법’으로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던 두 사람 간의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안 대표는 ‘공정경제 3법’에 대해 “돈을 번 적도 세금을 낸 적도 없는 사람들이 경제 정책을 주도한 탓”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정책을 주도하는 정부·여당을 향해 날린 직격타였지만, 공개적으로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 김 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 위원장은 “자유시장경제라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고 내버려 두면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며 “자유시장경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을 못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당과의 정책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거리를 뒀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일부는 중도의 상징으로 불리는 안 대표를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김 위원장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달 초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당시 안 대표에 대해 “솔직히 관심이 없다”며 영입론에 이미 선을 그은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치적 결별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권의 두 수장이 공개적으로 서로를 비판하고 나선 만큼 양당의 통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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