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공포확산… “무료접종 안 맞겠다”

독감백신 공포확산… “무료접종 안 맞겠다”

무료접종 재개 앞두고 ‘이물질’ 우려 증폭… 식약처, “안전성 우려 낮다” 진화나서

기사승인 2020-10-09 20:28:46
사진=연합뉴스TV, 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정부가 무료접종사업에 사용되는 4가 독감백신 중 ‘이물질’로 보이는 백색입자가 발견된 61만5000개 인플루엔자(독감)백신을 회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22일 백신유통 중 상온노출 사고가 발생해 예방접종사업이 중단된 지 18일만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오후 6시 한국백신사(社)의 인플루엔자백신 ‘코박스플루4가PF주’를 제조사가 자진회수하도록 명령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영덕군 한 보건소로부터 해당 백신 제품 안에서 백색 입자가 발견됐다는 보고를 받고 긴급 현장조사와 추가검사를 한 결과다.

현재 식약처는 보건소에서 발견된 백색입자를 항원 단백질 응집체로 봤다. 성분 분석결과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75㎛(마이크로미터) 이상의 입자는 단백질 99.7%, 실리콘 오일 0.3%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회수대상 백신을 접종한 이들은 1만7812명으로 집계됐다. 국가예방접종(NIP) 지원사업 대상자 7018명과 일반 유료접종자 1만794명이다. 지금까지 보고된 이상사례는 국소부위 통증을 호소한 1건이 전부다. 하지만 국민들 사이에서의 불안은 계속해서 증폭되는 상황이다.

불과 18일전 백신 유통과정에서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돼 NIP 사업이 오는 13일까지 중단 된 상황에서 48만명 분을 폐기하고 약 60만명분의 백신을 회사가 자진 회수하는 사고가 발생한 후 독감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의심,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한 무료접종 대상(남)은 “요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에 독감백신을 맞으려고 했는데 무료접종을 맞기는 불안한게 사실”이라며 “백신을 좀 찾아보고 문제가 된 제품과 제조 방식이나 원료가 다른 제품을 유료로라도 맞을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단백질 덩어리가 발견된 무료접종용 독감백신. 사진=식약처

이에 식약처는 “주사부위 통증과 염증 등 국소작용 외에 안전성 우려는 낮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면서 브리핑에 전문가도 배석시키는 등 진화에 나섰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 구성 성분의 농도, 백신이나 용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약물이나 산, 실리콘 처리 과정에서 이런 응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며 “유통 중 물리적인 영향에 의해서도 시간이 지나면 이런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유통과정에 대해서도 추가로 설명했다. 제조소에서 보건소 등으로 운송되고 보관되는 동안 ‘콜드체인(냉장유통)’ 원칙이 지켜졌고, 적정온도(2∼8℃)에서 관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신 원액을 주사기 등에 채우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이라는 것.

이의경 식약처장은 “콜드체인은 모두 지켜졌기 때문에 제조 단계에서 원액과 주사용기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한다. 특정 원액을 특정 주사기에 넣으면 입자가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라고 했다. 

한편 식약처는 “13일부터 재개하는 독감 백신 접종에 대한 영향은 질병관리청과 협의해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논의한 결과를 조만간 다시 알리겠다”면서 재개하기로 했던 독감백신 무료접종 사업은 다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전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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