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소연 기자 =‘그’가 다시 돌아왔다. 고(故) 전태일 열사 50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그를 기리는 운동·사업이 진행된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위원회)는 14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한 달간을 전태일 추모의 달로 공식 선포한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전태일 열사를 주제로 한 예술작품이 공개된다. 디지털 미디어아트 작가 후랭키(본명 배한성)의 작품이다. 후랭키 작가는 위원회 측에 먼저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작품은 디지털로 그려진 후, 캔버스에 옮겨져 공개될 예정이다.
예술작품뿐만이 아니다. 최근 국회 앞에서도 전태일을 외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노동계에서는 이른바 ‘전태일 3법’을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태일 3법은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토록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과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를 일으킨 기업에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이 골자다.
지난달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전태일 3법은 10만명의 동의를 얻어 국회 회부 요건을 달성했다. 환경노동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당 법률을 심사하게 된다.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7일부터 국회 앞에서 법안 통과를 위한 시위를 진행 중이다. 다음 달 11일 노동자대회 등에서도 강력하게 전태일 3법 국회 통과를 촉구할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도 전태일 열사를 기릴 수 있는 행사가 마련돼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일부 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위원회는 유튜브 채널 전태일티비를 통해 ‘99초 전태일 노동 인권 영상제’를 연다. 오는 19일부터 23일까지 출품작 온라인 상영이 시작된다. 다음 달 6일 열리는 전태일 50기 추모 문화제 ‘불꽃·바람·함성’, 같은달 10일부터 12일에 진행되는 국제포럼 ‘전태일로부터 50년, 노동의 미래를 묻다’도 온라인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포럼에는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학 교수가 연사로 참여한다. 시사만화전과 추모곡 제작 발표, 평화시장 VR 노동미술 작품전 등도 온라인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오프라인 행사도 있다. 찾아가는 전태일기념관을 통해 시민·노동자를 직접 만난다. 찾아가는 전태일기념관은 전태일을 주제로 한 각종 영상과 전시물로 구성된 이동식 차량이다. 전태일의 삶을 조명할 노동인권해설가도 함께 한다. 노동현장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비정규직 등 노동 취약계층 밀집 지역 등을 찾아가 노동인권 의식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
전태일 열사는 서울 평화시장에서 재단사로 일했다. 그가 당시 대통령에게 보냈던 탄원서에 따르면 평화시장 노동자들은 하루에 14시간 동안 일을 했다. 한 달에 이틀밖에 쉬지 못했다. 수당은 70~100원에 불과했다. 전태일 열사는 지난 1970년 11월13일 노동자의 열악한 현실을 알리고자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했다. 같은 날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그의 사망 후 어머니 고(故) 이소선 여사 등이 노동운동이 투신했다. 곳곳에 노동조합이 세워지고 투쟁을 통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등이 일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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