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 가천대길병원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간부나 조합원들에게 노조활동에 대한 인사상 불이익 등 부당노동행위를 한 정황이 포착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이 입수한 녹취파일에는 이 병원의 관리자인 수간호사가 노동조합 간부와의 면담을 통해 노조활동을 하지 말 것과 이후 인사이동을 시킬 수 있다고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 병원이 노동조합 탈퇴를 조건으로 인사상 개입을 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노동조합 탈퇴자 총 17명 중 10명이 사흘 뒤 주임으로 승진했다.
2019년 조합원과 조합탈퇴자 간 승진율에서도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데, 노동조합원 총 1,009명 중 0.7%인 7명만이 승진한 반면 노동조합 탈퇴자 359명 중 13.6%인 49명이 승진했다. 노동조합 가입을 문제삼 아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부당노동행위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실제로 이 병원에서는 1년 사이 조합원 수가 50%이상 급감했다.
근로기준법상 금지된 블랙리스트도 나왔다. 병원 수간호사 간 주고받은 이메일의 일부에서 부서원의 성향, 노동조합 내 직책, 활동내용까지 기록되어 있는 리스트가 발견됏다. 이 밖에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를 방해할 목적으로 병원 로비 내 가벽을 설치하는 등 병원의 조직적인 부당노동행위가 의심된다.
장철민 의원은 “노동자의 단결권은 헌법에 보장된 내용으로 법률적 근거 없이 제한하거나 방해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며,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적극적인 수사가 필요하며 노동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에 대해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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