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경기 오산을 지역구로 둔 집권여당 5선 국회의원의 힘은 막강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얘기다.
사건을 맡았던 수원지방검찰청은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14일 안 의원을 묶고 있었던 선거법 위반혐의자라는 족쇄를 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고발장을 접수한 후 6개월여간 사건을 수사하고 내린 결론은 ‘기소유예’였다.
기소유예는 검찰조사결과 죄는 인정되지만 정상을 참작해 피의자를 처벌해 전과자를 만드는 것보다는 이번에 한해 용서를 해줘 올바른 삶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구형을 하고 재판에 사건을 넘기지 않는 ‘불기소처분’의 일종이다.
안 의원이 지난 4·15 총선 유세 당시 공직선거법 상 선거운동에 동원할 수 없는 미성년자 방송인을 동참시키는 등 공직선거법을 위반했지만, 불법행위를 덮어줄 테니 앞으로 같은 문제를 만들지 말라는 사실상의 ‘봐주기’를 한 셈이다.
이 같은 처분에 야권 관계자는 “선거사범에게 기소유예가 내려질 수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자그마치 16년 동안 4번의 선거를 치루고 5번째 도전한 사람에게 선처를 베푼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냐”고 반문하며 고개를 저었다.
나아가 “기소유예는 죄를 인정하면서도 벌하지 않겠다는 것인데 이건 대놓고 봐주겠다는 것과 뭐가 다르냐”면서 “정부여당이 검찰을 확실히 길들였다. 이제 검찰은 현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다”고 한탄과 울분을 토해내듯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한편 대검찰청을 비롯해 안 의원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방검찰청은 기소유예결정의 사유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 사건에 대한 공보규칙이 변경돼 불기소 사건에 대한 일체의 사항을 공개할 수 없게 됐다”며 불기소처분 사실 외에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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