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스스로를 ‘먼지 같은 사람’이란 의미의 진인(塵人)으로 칭하며 정부의 부동산·주거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담은 국민청원 ‘시무7조’로 많은 공감을 얻었던 필명 조은산이 더불어민주당의 몰락과 정청례 민주당 의원의 탈당을 예견해 주목을 받았다.
진인은 21일 금태섭 전 의원의 민주당 탈당을 두고 ‘국민정서법과 소속정당의 당론을 따르지 않고 죄형법정주의의 형법과 절차법인 형사소송법의 엄격함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영원한 검사로 남고 싶었던 검사 출신 의원의 기질에서 비롯된 고심 끝 결단이었을 것’이란 식으로 봤다.
이어 금 전 의원이 탈당을 결심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된 민주당을 향해 “너무도 큰 자산을 잃었다. 사방이 막혀 밀폐된 공간 안에 유일한 정화 식물을 스스로 뽑아 던져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하며 “시간의 문제일 뿐, 스스로 질식해 쓰러질 것”이라고 예언했다.
나아가 진인은 금 전 의원의 탈당을 두고 소신을 밝힌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예언도 더했다. 앞서 정 의원은 “안타깝지만 본인을 위해서나 민주당을 위해서 잘된 일이다. 다음 총선을 생각하면 국민의힘이 땡기겠지만 그래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철수형이 외롭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진인은 “또 한 명의 소신파 의원이 여기 있다”고 정 의원의 소신발언을 인용해 소개하며 “아직도 민주당에 이런 혜안을 가진 의원이 남아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그러나 곧 정청래 의원도 당론을 거슬렀다는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고 탈당의 수순을 밟겠지. 그렇다면 그에게 국민의당 입당을 권하고 싶다. 철수형이 외롭다 하지 않았나”라고 비꼬았다.
근거로는 ‘정치인은 다음 세대를 걱정하고 정치꾼은 다음 선거를 걱정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이재명 도지사를 겨냥해 어느 한 계층과 세대의 막대한 희생 없이는 절대 이뤄질 수 없는 그의 표벌이용 포퓰리즘 정책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라고 풀이하며 정 의원이 직접적으로 이 지사를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해 국가채무비율과 재정건정성은 다음 세대에게 내던지고, 자신이 혜택을 받는 계층인지, 희생을 해야 하는 계층인지도 모르는 국민들을 기만해 퍼주기식 표벌이용 정책을 남발하는 포퓰리즘의 길을 택한 정치인을 우리는 과연 ‘정치인’으로 칭해야 하나 아니면 ‘정치꾼’으로 칭해야 하나”라며 정부여당의 정책을 정 의원이 우회적으로 비난한 만큼 탈당을 종용당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당과 당 지지층의 행태를 꼬집기도 했다.
한편 이 같은 진인의 글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민주당 지지층으로 보이는 일부 네티즌들은 진인에 대한 실망과 비난을 담은 댓글들을 남기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진인’이라고 겸손하게 본인 소개를 하더니 결국은 여기저기 참견하기 좋아하는 사람이었구나. 진중권 같은 부류인 듯”이라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밖에도 “조은산이 현인이냐? 자기 이익보고 글다는 사람 같더라. 아마도 다주택자일꺼 같다”, “처음은 시원했으나 갈수록 썩어가는 냄새가 나는구나. 말이 많으면 실수도 많은 것이니 그냥 먼지 같은 삶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등의 비난을 담은 글들이 달렸다. 반면 진인을 옹호하거나 긍정하는 글들도 달리며 양분된 여론의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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