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졸지에 보험사기범 됐어요”… DB손보 등 ‘듣고도 모른척’하나

[단독] “졸지에 보험사기범 됐어요”… DB손보 등 ‘듣고도 모른척’하나

빅4 손보사, ‘고지의무 위반’ 계약해지 사례 해마다 증가
KB손보, DB 이어 2번째로 多… DB·KB·현대·삼성 순
전재수 “고지의무 관련,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 필요”

기사승인 2020-10-23 15:55:11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 사진=쿠키뉴스 DB

[쿠키뉴스] 조현지 기자 =손해보험에 가입한 사람들이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당하는 사례가 해마다 늘고 있다. 보험사가 ‘고지의무’를 빌미로 가입자를 ‘보험사기범’으로 몰아가고 있는 사례도 발생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부산 북구·강서구갑)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제출받은 보험사별 보험계약해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손해보험사가 고지의무 위반으로 보험계약을 해지한 건수는 최근 4년 동안 9만6578건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

고지의무란 보험가입자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시 과거 병력이나 건강 상태 등 중요한 사항을 보험회사에 알리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을 의무를 말한다. 만약 가입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보험사로부터 계약해지 또는 보험금 지급 거절이라는 불이익을 받게 된다. 

현 제도에선 가입자가 보험계약 시 대면하게 되는 보험설계사는 고지의무를 수령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이에 가입자들은 고지의무를 설계사에게 말했음에도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해지를 당하는 등 혼란과 피해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손해보험사에서 고지의무위반으로 보험계약이 해지된 건수는 2017년 1만8839건, 2018년 2만1627건, 2019년 3만2979건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7월)만으로도 지난해의 반을 넘긴 2만3133건을 기록했다.

▲연도별 빅4 손해보험사 고지의무위반 계약해지 현황. 사진=전재수 의원실 제공

빅4 손해보험사 중 DB손해보험의 경우 2017년 3988건에서 2019년 5876건으로 47% 가량 증가했고, KB손해보험은 2017년 2837건에서 2019년 5184건으로 82%가 늘었다. 현대해상도 2017년 1728건에서 3272건, 삼성화재는 2017년 2342건에서 2019년 2543건으로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7월 기준으로는 DB손해보험이 4227건, KB손해보험이 4420건, 현대해상이 2381건, 삼성화재가 1887건으로 나타나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는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다.

보험사가 고지의무 조항을 악용하는 문제도 나왔다. 가입자가 고지의무를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험금 청구가 발생하자 보험사에서 고지의무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고지의무 문제를 빌미로 보험계약자를 ‘보험사기범’으로 몰아가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전재수 의원은 “보험계약자의 고지의무는 보험설계사에게 했다고 하더라도 인정받지 못하는게 지금의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을 금융당국이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좀 더 실효성 있는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hyeonzi@kukinews.com
조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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