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면접 당시 “회사를 위해서 뭐든 해내겠습니다”라고 약속한 한 bhc 큰맘할매순대국의 신입사원은 멋진 커리어 우먼을 꿈꾸며 입사했다. 정작 입사 후 업무는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그가 맡은 업무는 ‘젊은 세대와 큰맘할매순대국의 소통을 위한 새로운 캐릭터’였다. 유니폼인 촌스러운 샛노란 저고리에 난색을 보인 것도 잠시, 한복을 입고 자신감이 생긴 그는 끝내 큰맘할매순대국 캐릭터 ‘순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꽤나 구체적이고 전개가 흥미진진한 이 이야기의 정체는 큰맘할매순대국의 ‘부캐’ 마케팅 스토리다. ‘부캐’란 부 캐릭터의 줄임말이다. 애초 부캐는 유재석의 트로트 가수 ‘유산슬’, 음반 제작자 ‘지미 유’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 식품업계가 마케팅에 활발히 이용하면서 젊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부캐 마케팅의 목적은 ‘친근한 이미지 구축’이다. 지난 9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오픈한 큰맘할매순대국은 순자의 일상을 다룬 ‘큰맘할매일기’, 큰맘러의 고민 해소를 목적으로 운영하는 ‘큰맘해결소’ 등의 코너와 시즌 이슈를 접목한 메뉴 및 유머 콘텐츠를 운영하며 인스타그램 팬층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식품업계의 부캐 마케팅은 처음이 아니다. 올해 초 식품제조판매 기업 ‘빙그레’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이렇게 올리는 게 맞느냐?”라는 문장과 함께 순정만화 주인공의 미모를 자랑하는 한 캐릭터가 공개됐다. 이름은 우스꽝스럽다. 일명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 썰렁한 농담을 하는 이 캐릭터는 신발과 바지, 벨트와 왕관 등 온몸에 빙그레 제품을 장착했다.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가 등장한 빙그레의 3분짜리 영상은 650만 명이 이상이 시청했다.
부캐는 업계 필수 마케팅 요소로 자리잡아 가는 모양새다. 대상은 미원의 부캐로 ‘흥미원’을 기획했다. 지난 5일 맛있는 음식으로 느낀 행복감이 ‘흥’을 돋워 ‘살 맛나는 세상’을 불러일으킨다는 의미를 담아 스페셜 패키지인 ‘흥미원’을 출시, 12월까지 약 3개월간 판매 예정이다. 코라콜라는 지난 8월 말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박보검 본캐와 부캐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인터뷰 영상에서는 리포터 박보검과 코카콜라 모델 박보검이 만든 케미를 확인할 수 있다.
식품업계의 부캐 마케팅 목적은 젊은 세대 공략이다. 큰맘할매순대국 관계자는 “개인 관심사를 바탕으로 삶의 영역을 확대하려는 라이프 스타일이 정착하며 소비자들 역시 자신만의 부캐를 찾는 추세”라며 “식품·외식업계에서는 색다른 재미 요소로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는 한편, 소비 주체인 젊은 세대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부캐 창출에 적극 동참하는 모양새”라고 전했다.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