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해가 저물고 땅거미가 지면, 하늘이 완전히 어둡지도 그렇다고 밝지도 않으면서 푸르스름한 빛을 띠는 시간이 찾아온다. 미국에서는 낮과 밤이 뒤섞인 오묘한 경계를 ‘블루 아워’(The Blue Hour)라고 부른다. 영어판 ‘개와 늑대의 시간’이다.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 시간의 하늘이 복잡 미묘한 소년의 마음과 닮았다고 봤다. 26일 발매하는 새 미니음반 ‘미니소드1: 블루 아워’는 경계에 선 소년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오묘하면서도 아름다운 저녁의 하늘처럼 소년들의 복잡한 마음을 표현하려고 했다”라면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이야기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젠틀과 아련함이 더해진 청량”
데뷔곡 ‘어느 날 머리에서 뿔이 자랐다’를 시작으로 줄곧 청량한 분위기의 노래로 활동해온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이번 음반을 통해 ‘청량 끝판왕’이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선 발표곡들처럼 경쾌한 분위기와 소년의 이미지를 강조하되, 감미로운 매력과 아련한 정서를 더했다는 설명이다. 타이틀곡 ‘5시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는 밝은 디스코 팝 사운드에 외롭고 혼란스러운 감정을 실어 나르는 노래다. 연준은 “이번 음반의 청량함에는 젠틀함(부드러움)과 아련함이 더해졌다”라면서 “특히 타이틀곡의 경우, 디스코 특유의 흥겹고 활기찬 매력에 우리의 아련한 청량미가 어우러졌다는 것이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 “어? 내 얘기잖아!”
투모로우바이투게더는 ‘미니소드1: 블루 아워’가 대중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선 소재부터가 현실과 가깝다. 팝 가수 찰리XCX가 작업에 참여한 수록곡 ‘날씨를 잃어버렸어’가 대표적인 예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완전히 다른 일상을 살게 된 10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전염병 이후 ‘뉴 노멀’ 시대를 사는 자신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태현은 “우리도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겪는 상황이라 무척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특히 음악 방송에서 팬 여러분의 응원 소리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라면서 “그런 마음을 녹인 노래”라고 소개했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사태를 반영한 한스밴드의 노래 ‘오락실’에서 영감을 받아 ‘날씨를 잃어버렸어’를 만들었다고 한다. 태현은 “학생인 분들은 특히 더욱 공감하실 노래”라면서 “많은 분들이 ‘어? 내 얘기잖아!’라고 느낄 수 있도록 (음반을 만들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고 했다. 팀의 리더인 수빈 역시 “이번 음반은 코로나19시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라며 “듣는 분들의 공감을 얻고 싶다”고 말했다.
△ “‘빅히트 최강 막내’ 되고 싶어요”
연준은 ‘5시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가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노래”라고 했다. 곡의 분위기가 멤버들과 잘 어울릴 뿐 아니라, 그간 음악적인 성장도 이뤄냈기 때문이란다. 연준은 “데뷔 초엔 무대에서 ‘연습한 것을 틀리지 않고 보여드려야 한다’는 마음이 컸는데, 이젠 무대를 즐기는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번 음반의 국내외 선주문량은 일찌감치 40만장을 돌파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자체 최고 기록이다. 휴닝카이는 “‘빅히트 최강막내’, ‘4세대 아이돌 대표주자’로 불리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수빈은 “많은 분들에게 긍정적인 희망과 더 나은 내일을 선물할 수 있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