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리포트] 국가건강검진 마무리 시즌, 50세 이상은 꼭 챙겨야 할 추가검진은?

[척리포트] 국가건강검진 마무리 시즌, 50세 이상은 꼭 챙겨야 할 추가검진은?

[척리포트] 국가건강검진 마무리 시즌, 50세 이상은 꼭 챙겨야 할 추가검진은?

기사승인 2020-10-28 09:34:28

#건강검진 받으셨나요, 50세 이상이면 꼭 챙겨야 할 추가 검진
#글// 현일식 서울척병원 내과 건강검진센터 센터장(소화기내과 전문의)

현일식 센터장
서울척병원 내과 건강검진센터
찬바람이 불고 연말이 다가오면 시즌이라 불릴 만큼 건강검진 환자가 몰린다. 우리나라는 1980년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직원 건강진단을 시작으로 정부차원의 국가건강검진 사업이 확대되어 현재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연령대별로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일반건강검진은 2년에 한번씩 무료로 실시하고 직장인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기에 연말이면 미처 받지 못했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수검률이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말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건강관리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국가건강검진은 크게 ▲일반건강검진 ▲암검진 ▲생애전환기 건강진단 ▲영유아 건강검진 ▲구강검진 ▲학생검진 등으로 나뉘며 생애주기별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환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가건강검진 대상자의 수검률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9년 75%에 달했고 검진기관이나 의료서비스의 질도 증가했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국가건강검진은 세대별로 최소한의 검사를 모든 사람에게 거의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기본검사만으로는 질병을 예방하기에 한계가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와 국내에서 사망자가 크게 증가하는 50세 이상부터는 추가 검사를 통해 보다 적극적인 예방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주요 사망원인 1위는 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사망원인으로 1위는 암, 2위는 심장질환, 3위는 폐렴, 4위는 뇌혈관질환 등으로 나타났다. 10대 사망원인 중 심장질환과 폐렴, 알츠하이머병은 증가 추세를 보이는 반면 뇌혈관질환과 당뇨병은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연령대별로는 50세부터 크게 증가하여 80세 이상이 인구 10만 명당 7,833명으로 가장 높았다.

사망원인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암 중에서는 폐암, 간암, 대장암 순으로 사망률이 높았는데 남자가 여자보다 1.6배 높았다. 10년 전보다 폐암, 대장암, 췌장암의 사망률은 증가한 반면 위암, 간암의 사망률은 감소하였다.

■흡연자 노리는 무서운 폐암= 폐암은 국내에서 세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지만 사망률로는 1위를 차지하는 위험한 암이다. 발병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이 흡연이다. 다음으로 유전적소인이나 방사선, 석면, 미세먼지 등이 보고되고 있다. 

폐암은 사망률이 가장 높기 때문에 어떤 암보다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존 국가건강검진에 흉부방사선촬영 검사가 있지만 이 검사로는 폐암을 조기에 발견하기는 어렵다.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은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기존 CT 촬영에 비해 방사선량을 5분의 1 수준으로 줄여 몸에 해가 덜 가도록 하고, 3mm 정도의 아주 작은 이상 소견까지 찾아내기 때문에 폐암의 조기발견에 큰 장점이 있다. 또한 일반 엑스레이 촬영에 비해 폐암 사망률을 20%까지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폐암 검진은 2019년 7월부터 추가적으로 실시되어 현재 6대암 국가검진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만 54세부터 74세 중 폐암발생 고위험군에게 2년마다 시행하고 있고 흡연 경력이 30갑년 이상인 사람에 한해 폐암 검진비의 90%를 건강보험 급여로 지급하고 있다. 30갑년은 매일 한 갑씩 30년을 흡연한 것으로 두 갑씩 15년을 흡연한 것과 같은 계산이다.

■침묵의 암살자 ‘간암’=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많은 암이지만 암 사망률은 두번째로 높기 때문에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간은 70~80%가 파괴되어도 위험 신호를 보내지 않아 ‘침묵의 장기’ 라고도 불린다. 

간암의 원인은 만성 B형, C형 간염, 간경변증, 알코올성 간질환, 지방간 등인데 국가암검진은 B형, C형 간염과 간경변증을 진단 받은 사람만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알코올성 간질환이나 지방간이 있는 사람들은 제외되어 있다. 따라서 기타 질환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추가로 간암 검진을 추가로 신청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소주를 기준으로 일주일에 2병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알코올성 간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과체중이거나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지방간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사람들은 국가암검진 대상이 아니더라도 추가 검진을 통해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

■대변 검사로 확인이 어려운 ‘대장암’= 대장암은 암 사망률 중 세번째이지만 발생률로는 위암에 이어 2위를 차지하는 빈도 높은 암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17년에 발생한 대장암 환자는 2만8,000여명으로 전체 암발생의 12.1%를 차지했다. 남녀 성비는 1.5대1로 남성이 더 많았으며 70대(26.0%), 60대(25.9%), 50대(21.2%) 순으로 높이 발생했다.

국가암검진에서는 대장암 예방을 위하여 만 50세 이상에 한해 1년에 한 번씩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분변잠혈검사는 대변 속에 피가 섞여 있는지를 살펴보는 일명 ‘대변검사’인데 정확도가 떨어져 암의 조기 진단이라는 측면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대장암의 조기발견을 위해선 내시경을 삽입해 내부를 직접 들여다보는 대장내시경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또한 발견된 용종은 바로 제거하고 조직검사를 빠르게 실시할 수가 있어 매우 유용한 방법이다.
대장내시경 검사 광경. 서울척병원 제공


국가에서 시행하는 대변검사만 괜찮으면 대장 걱정은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대장암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을 잘라내는 것이기 때문에 50세 이상이라면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중년을 위협하는 ‘심혈관질환’=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두번째로 많은 것이 심혈관 질환이다. 심혈관 질환은 관상동맥이라 불리는 심장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과 뇌혈관에 이상이 생기는 뇌졸중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혈관에 문제가 생기는 병들은 주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이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현재, 혈관 질환의 주요 원인인 혈압과 혈당은 국가건강검진에서 기본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지만 고지혈증을 진단하는 콜레스테롤 검사는 4년에 한번 포함된다. 과거에는 2년에 한 번씩 시행되었는데 2018년부터 4년에 1회로 줄었다. 이러한 내용을 잘 알지 못하는 수검자들은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에 대한 위험도가 높아질 수 있다. 고지혈증은 50세 이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상자 확인 후 추가검사를 통해 매번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중 한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거나 흡연과 비만 등 심혈관계 위험요인이 있다면 현재의 혈관 상태가 어떤지 확인하기 위하여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뇌로 올라가는 목 부위에 있는 주요 혈관인데 혈관 벽 두께가 증가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건강검진 시 경동맥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이러한 병들에 대한 발생 위험을 미리 예측하고, 혈관이 두꺼워져 있다면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관리를 통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소리 없는 뼈 도둑 ‘골다공증’=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서 부러지기 쉬운 상태를 말한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고관절이 부러지면 사망률이 10배 이상 증가하고, 척추 뼈가 부러지면 사망률이 5배 정도 증가하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질환이지만 뼈가 부러지기 전까지는 아무 증상이 없어 검사를 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 골다공증의 유병률은 50세 이상에서 22.4%, 골감소증은 47.9% 인데, 대한골대사학회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골다공증은 남성이 여자의 1/5이지만, 골감소증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에서는 연령별로 골다공증 유병률을 분석했을 때 50대 15.4%, 60대 36.6%, 70대 이상 68.5% 등 10세 단위로 연령이 증가할 때마다 골다공증 유병률이 2배씩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높은 유병률에도 불구하고 국가건강검진에서는 골다공증 검사를 54세, 66세의 여성에 한해 실시하고 있다. 더욱이 고관절과 척추 중 하나만 검사하기 때문에 충분한 검사가 되지 못한다. 

골다공증은 좋은 치료방법들이 있기 때문에 50세 이상이라면 남녀 누구나 사전에 검사를 해서 발견하고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미리 예방하는 것이 좋다.
이기수 기자
elgis@kukinews.com
이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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