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지 않은 의료이용, 일반검진 수검율 ↓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유행 이후 생활방역수칙 준수 및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으로 감염질환과 손상환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급하지 않은 의료이용 감소로 근골격계 질환이나 한방의료이용 환자 수도 줄었지만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와 연관된 장애 환자 수는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검진 수검율과 의료이용 산모 또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 3월부터 7월까지(9월 지급분 반영) 국민의 의료이용행태를 2016년~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 분석하고, 그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올해는 마스크, 손씻기 등 생활방역으로 호흡기 감염, 소화기 감염과 같은 감염질환 환자 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기, 인플루엔자, 폐렴 등 호흡기 감염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올해 3~7월 80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670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해 51.9%나 감소했다.
질환별로는 급성 상기도감염(감기) 환자가 50.4% 감소, 인플루엔자 환자는 98.0%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다만, 인플루엔자의 경우 2014년부터 환자 수가 증가해 대부분 겨울인 매년 12월~다음연도 1·2월에 최고점을 나타내는데, 최근 연도별 특징을 살펴보면 2016년 겨울 유행이 봄(다음연도 4월)까지 이어졌으며 2019년에는 봄(4월)에 한 차례 더 유행해 환자수가 급증했다가 올해 3월 이후 급감하는 모습을 보인다. 때문에 건보공단은 올해 다가오는 겨울 인플루엔자 발생 대유행을 대비해 11월에도 강력한 생활방역을 유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감염질환 등 소화기 장감염 질환으로 의료이용한 환자 수는 지난 3~7월 16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243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해 31.3%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생활방역 중에서도 특히 ‘손씻기 생활화’를 실천한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령별로 볼 때 0~6세 영유아에서 53.3% 감소하고 7~18세 아동·청소년층에서 37.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이염 등 중이 및 유돌 질환으로 의료이용한 환자 수는 3~7월 64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24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해 48.5% 감소했는데, 이는 감기 등 상기도감염병 발생이 감소한 효과인 것으로 확인됐다.
결막염 등 결막의 장애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3~7월 225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274만 명이었던 것과 대비해 18.1% 감소했으며, ‘손씻기 생활화’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손상으로 의료 이용한 전체 환자 수는 3~7월 64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2.6% 감소한 모습을 보였고, 특히 연령별로는 초·중·고등학생 시기인 7~18세에서 43.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라인 수업 등 사회적 거리두기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전년 동기간 대비 4.2% 감소해 다소 낮은 감소율을 보였으나, 고령화 추이 등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9.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분(정동)장애 등 일부 정신과 질환자 수는 코로나19로 증가했다. 우울증 등 기분장애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는 3~7월 71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66만 명 대비 7.1% 늘었다.
연령대 및 성별로는 경제활동 연령층이라 할 수 있는 19~44세 여성에서 21.6%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는데, 이는 같은 연령대의 남성이 11.2%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2배에 가까운 증가율 수치를 보였다.
신경증성, 스트레스-연관 및 신체형 장애환자는 3~7월 68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67만 명 대비 3.5% 증가했다. 전체 증감률이 큰 변화를 나타내지는 않았으나, 성별로 접근하면 19~44세 여성에서 9.4% 증가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같은 연령대의 남성이 5.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의료이용한 환자 수는 3~7월 108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1151만 명 대비 5.9% 감소했는데,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 물리치료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도 3~7월 659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0.7% 감소했는데,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12.0% 감소했다.
1인당 기본물리치료로 내원한 평균일수 또한 2016년 5.31일, 2017년 5.22일, 2018년 5.19일, 2019년 5.19일, 2020년 5.02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한의과 진료를 이용한 환자 수는 3~7월 686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2.5% 감소했는데,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로 보면 12.2%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근골격계, 기본 물리치료 및 한방의료의 감소 추세는 마스크·손씻기 등 생활방역 실천 효과와는 무관하나, 코로나19로 급하지 않은 의료이용이 감소한 결과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증질환인 암·심장·뇌혈관질환 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증가했으나 최근 4년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암환자 수는 3~7월 10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6% 증가했으나,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장질환자는 3~7월 75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2.4%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2.5%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뇌혈관질환자는 3~7월 7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0.6% 증가했으나,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4.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공단은 암 등 중증질환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과거 자연증가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을 보였으며, 분석결과 신규 발생 환자 수 감소 영향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암 종류별로 보면 1~7월 위암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1만4249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11.7% 감소했고,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환자 수도 전년 대비 2.5~6.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올해 암 신규 방문 환자 감소 요인으로 암검진 수검률 감소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암검진 수검률은 2~4월 중 전년 동 기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5월 이후에는 전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중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성질환 환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증가했으나 2016~2019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고혈압의 경우 3~7월 환자 수는 586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3.2% 증가했으나,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병 환자는 3~7월 278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4.1% 증가했으나,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2.4%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공단은 고혈압·당뇨병으로 의료 이용한 환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일반검진 수검률 감소가 신규 발생 환자 감소에 영향을 미쳐 과거 자연증가 수준에 못 미치는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7월 고혈압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37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2.9% 감소했고, 당뇨병으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34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5.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올해 고혈압, 당뇨병 신규 방문 환자 감소가 일반검진 수검률 감소에 따른 영향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일반검진 수검률이 2~4월 사이 전년 동 기간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5월 이후에는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7월 치매환자는 43만 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3.0% 증가했으나,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공단은 전년 대비 치매 진료인원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나 과거부터의 자연증가 수준에는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그 요인은 신규 발생 환자 감소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1~7월 치매로 의료기관을 신규 방문한 환자는 7만 6000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9.7% 감소했는데, 이에 대해 공단은 코로나19로 인한 검진 수검률 감소 및 치매 공공보건사업 감소 영향도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산전관리를 위해 의료 이용한 산모 수는 3~7월 48만 6000명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7.9% 감소했고, 연도별 증감률을 반영한 2016~2019년 4년 가중평균 대비 증감률은 1.6%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이 수치로 보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은 사실이나, 이전 연도부터의 자연감소 수준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산모 1인당 산전관리를 위한 1인당 의료기관 내원일수(방문횟수)는 2016년 4.64일, 2017년 4.64일, 2018년 4.67일, 2019년 4.79일, 2020년 4.80일로, 전년 대비 0.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산모 수는 줄었으나 산전관리는 예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공단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마스크 착용’이 코로나19 예방뿐 아니라 감기·독감·폐렴 등 호흡기 감염병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로 건강한 일상을 지켜주고 있으며, ‘올바른 손씻기’는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성 장감염질환 등 소화기 감염병과 중이염·결막염 발생을 감소시키므로 지속적 생활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김용익 이사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우울증 및 스트레스 연관 질병이 증가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많은 국민들, 특히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연령층을 위한 우울증 관련 상담 등 확대 운영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암 등 중증질환자나 지속관리가 필요한 만성질환자의 의료이용이 유지된 것은 다행이나, 신규 환자가 줄어든 것은 재고해야 할 부분”이라며 “국민들이 안심하고 건강검진을 받아 질병을 조기발견해 적기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단은 각 의료이용의 변화추이와 이에 따른 특성 파악과 문제점을 도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합리적 의료이용을 위한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참고로 금년 건강보험 재정은 전반적인 의료이용 감소에 따른 급여지출 감소 영향과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건보료 경감 시행, 경기 악화에 따른 보험료 수입 감소 등의 영향이 동반돼 나타나고 있다. 6월 말 기준 수입은 누적 34조 6674억원, 지출은 누적 35조 9488억원 수준이며, 당기수지는 △1조 2814억원, 준비금은 16조 4898억원 규모이다.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