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홀로렌즈2, 사용성은 기막히지만...500만원 가격대 통할까

MS 홀로렌즈2, 사용성은 기막히지만...500만원 가격대 통할까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국내 공식 출시
B2B 겨냥...원격 작업 가능해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
총판 판매하는 500만원 가격대 부담도... "소비자향으로는 콘텐츠 부족"
다양한 해외 적용사례 나와...아이패드 호환도 가능

기사승인 2020-11-03 04:30:03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가 2일 열린 홀로렌즈2 국내 출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홀로렌즈2’ 디바이스를 들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공=마이크로소프트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작업자가 안경처럼 생긴 홀로렌즈2 기기를 착용하자 순식간에 눈앞에 거대한 기계 부품이 나타난다. 문제가 생긴 내부 휠을 빼내기 위해 겉의 부품들이 저절로 빠지고 문제가 된 부품을 작업자가 직접 손으로 잡아서 뺀다. 홀로렌즈2로 가능해진 원격 사회의 모습이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주인공이 가상현실을 손으로 마음대로 조작하던 것처럼 혼합현실(Mixed Reality)이 성큼 다가왔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홀로렌즈2'를 통해 구현하는 세계는 가상현실을 3D홀로그램으로 구현해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현실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홀로렌즈2를 국내 정식 출시했다. 지난 2015년 '홀로렌즈1'이 국내 출시되지 않았던 데 비해 홀로렌즈2는 국내에 공개되며 국내 산업 환경에서의 사업성을 내부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홀로렌즈2는 지난해 미국과 일본 등을 포함해 1차 출시되었으며 한국은 2차 출시국에 포함됐다.  

이날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대표는 "홀로렌즈2가 한국 시장에 출시되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며 "스마트폰이 출시된지 15년 전인데, 마이크로소프트는 스마트폰 이후의 변화가 혼합현실이라고 보고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홀로렌즈2의 기능을 소개하러 나선 이건복 마이크로소프트 아태지역 사물인터넷(IoT) 혼합현실 솔루션 테크니컬 팀장은 “전작 대비 사용자 경험을 높이기 위해 몰입도가 높은 장치를 개발하고 있고, 하나의 장치라기보다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엣지단을 잇는 생태계로서 차별점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홀로렌즈2는 가상현실(VR)보다 실제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증강현실(AR) 형태를 차용하되 현실에 가상 정보를 더해 원활한 상호작용이 가능하게 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국내 출시한 홀로렌즈2를 기업용 디바이스로 제작,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접목할 예정이다.

전작보다 2배 이상 넓은 시야각과 AI(인공지능)가 내장된 심도 센서를 활용한 조작으로 뛰어난 몰입감을 선사한다. 초경량 탄소섬유 소재로 제작해 무게를 줄이고 안면부에 치중돼 있던 무게중심을 뒤로 옮기면서 착용감도 한층 높였다. 홍채인식 기능도 추가해 빠르고 안전하게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기업에서의 활용성이 강화됐다.

내부에는 고성능 컴퓨팅 장치와 다양한 센서, 홀로그래픽을 표시하기 위한 레이저 반사장치가 포함돼 있다. 그러면서도 머리에 쓰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엄청난 엔지니어링의 결과물이 있었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이 팀장은 “다양한 카메라와 센서를 기반으로 사람의 손가락을 인지하고, 사람이 어디를 쳐다보는지도 인지할 수 있다”며 “다른 VR이나 증강현실은 손동작과 연결이 안 되지만 이런 측면에서 여타의 다른 기기와 차별성이 있으며, 사람의 손동작을 인식 못하는 부가장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홀로렌즈2는 클라우드 애저(Azure)를 통해 홀로그램으로 구현된 작업 내역을 팀원들에게 공유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대규모 프로젝트나 원거리 협업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람들이 같은 정보를 함께 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준다. 

다만 문제는 홀로렌즈2의 가격이다. 무려 500만원 전후다. 해외에서 홀로렌즈2가 3500달러, 환율 환산하면 390만원인 데 비해 국내 판매 가격이 비싸게 책정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는 SCK를 국내 총판으로 선정하고 홀로렌즈2를 판매한다. 가격이 높기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제품을 소비자용(B2C)보다는 산업용(B2B)으로 어필할 계획이다.

이건복 팀장은 “해외에는 MS 스토어에서 개발자 버전을 판매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B2B 시장에 집중했다”며 “사업용 수요라든지 비즈니스 요구사항이 더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시 가격은 3500달러, 한화로 500만원 정도이기 때문에 개인이 취미로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가격이기도 하다”며 “게임이나 콘텐츠가 더 많아져야 하는데 현재까지는 많이 나와있지 않고, 그에 비해 B2B는 분명한 수요가 있고 더 많은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사가 홀로렌즈2 솔루션을 시연하고 있다. /제공=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홀로렌즈2의 다양한 산업군 적용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경우 8시간이었던 우주선 수리 소요 시간을 50분으로 줄였다고 보고됐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3D 그래픽을 통해 렌더링을 보여 주면 원격으로 작업자가 이를 보고 기계를 수리하거나 정비할 수 있다.

리테일 업체에서도 홀로렌즈2가 적용될 수도 있다. 명품업체인 페레가모의 경우 태블릿 PC를 이용해 고객이 색상이나 재질을 선택하면 영업사원이 홀로그램을 통해 정확한 렌더링을 구축할 수 있다.

홀로렌즈2는 국내에서도 이미 몇몇 곳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에 따르면 충북테크노파크에서는 가스밸브의 잠금과 열림, 가스의 흐름 등을 홀로그램을 통해 제어하고 있다. 또 SP테크놀로지(SPTek)에서는 실제 공장을 디지털로 모델링해 책상 위, 회의실 안에 홀로그램을 펼쳐 놓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작업자가 가서는 안 되는 곳에 접근했거나, 특정 층에 있는 사람들을 파악할 수 있고, 장소 안의 온도와 습도를 리얼타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영상관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노뎁(Innodep)은 디지털 트윈으로 실제 도시환경을 구현한 모델링을 보여줬다. 건물들 위에 장소를 표시하는 핀 모양의 아이콘이 있어 필요한 장소를 바로 찾아볼 수 있고, 건물을 클릭하면 건물의 도면정보까지 바로 3차원으로 구현된다. 실제로 접근하기 어려운 공사현장이나 공장 등의 시설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버넥트 리테일 솔루션에서는 초보 작업자도 자동차를 정비할 수 있도록 기본 매뉴얼을 보여주고 그에 따라서 자동차를 점검하는 시연을 보여줬다. 타이어 교체 작업 시 휠탭 구분 및 타이어 제거, 고정볼트 교체 등 홀로그램을 이용해 바꿀 수 있다.

이외에 소개한 해외 사례로는 벤틀리 시스템즈(Bentley Systems)에서 홀로렌즈2를 활용해 4D 모델을 시각화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시공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석유업체 쉐브론(Chevron)도 버튼 하나로 매뉴얼, 도면 등 데이터를 공유하는 등 효율적인 비대면 협업 기반을 마련했다.

특히 홀로렌즈2는 작업자가 렌즈를 끼고 홀로그램을 통해 작업하고, 이를 아이패드에서 자체 시스템인 뷰포리아 스튜디오(Vuforia studio)를 통해 2D로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작업자와 관리자 간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게 하고, 2D와 3D의 자유로운 변환을 통해 작업을 원활하게 돕는다.

마이크로소프트 박미숙 차장은 “홀로렌즈2는 기존의 AR이나 VR과는 달리 디바이스 자체가 클라우드, 팀즈까지 모두 가능한 인텔리전스 엣지 솔루션”이라며 “제조나 교육,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3D 홀로그램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가 혼합현실 기기로서는 가장 앞서 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다만 비싼 가격으로 소비자향으로 만나보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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