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린 서울·부산 민심, 文정권 뒤처리반 된 이낙연

등 돌린 서울·부산 민심, 文정권 뒤처리반 된 이낙연

전문가들, 대통령, 민주당 향한 민심이반 두고 “부동산·경제정책의 여파” 분석
친문의 정권사수 의지와 민심이반 현상 사이에 낀 이낙연… ‘진퇴양란’ 풀이도
보완정책도 정권반대도 어려운 현실 속 해법은? 4월 보궐선거 돌파할 ‘인물’

기사승인 2020-11-10 05:00:19
서울과 부산의 민심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이낙연 민주당 대표의 뒤로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 유능한 민주당’이라는 현수막 글귀가 눈에 들어온다.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도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이 벌여온 정책의 반작용으로 여론이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을 반전시켜야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만18세 이상 남녀 251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9일 발표한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p)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이 일부지역에서 국민의힘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이 우세를 보인 지역에는 문재인 정부 집권 말기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내년 재·보궐선거의 핵심인 서울과 부산 시장선거가 치러지는 서울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PK)이 포함됐다. 조사결과에서 서울지역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10월 4주차)대비 3.5%p 하락한 30.6%였다. 부산·울산을 포함한 경상남도의 지지율도 3.5%p 떨어져 29.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민의힘 지지율은 서울의 경우 전주대비 1.8%p 올라 32.2%를, 부·울·경의 경우 1.3%p 떨어져 34.2%를 보였다. 서울과 부·울·경 두 지역 모두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지만 앞섰고, 그 격차도 더욱 벌어졌다. 이밖에 강원과 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각각 34.6%와 38.7%로 민주당(27.3%, 23.9%)보다 높았다.

이와 관련 정치평론가들은 내년 4월에 치러질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의 낙승을 기대하긴 힘들다는데 뜻을 함께 했다. 좀 더 솔직하게는 ‘어렵다’는 평가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서울은 ‘전월세의 난’으로 명명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따른 부작용이, 부산은 지속적인 경제악화와 지역쇄락에 따른 반감확산이 민심이반의 근간에 자리 잡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얼미터가 9일 공개한 11월 1주차 정당지지율 여론조사결과 중 일부. 표=리얼미터

서울민심이 정부여당에게서 등을 돌리는 상황과 관련해서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하고 정부여당이 야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임대차3법’을 사실상 강행처리하고도 그 부작용을 해소할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데서 사태의 원인을 찾았다.

그는 “서울의 지지율은 대표적으로 이념보다 이슈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곳으로, 지난 7~8월에도 당시 미래통합당이 민주당을 지금보다 큰 격차로 앞선 적이 있다. 당시에도 부동산 때문이었다”면서 “홍남기 경제부총리조차 전세난의 피해자가 되고도 대안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모습에 타격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민심이 떠난 것과 관련해서는 “산업기반이 많은 PK지역은 역으로 코로나(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국면에서 많은 타격을 받은 지역이기도 하다”며 “지역 출신 대통령이 4년여간 집권하면서도 지역경제는 오히려 가라앉고 있다는 상대적 소외감과 불만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역경제가 문제”라고 풀이했다.

문제는 일련의 사태를 이낙연 대표가 풀어야할 상황에 직면했다는 점과, 해결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대권주자로 대한민국의 1·2대 도시의 민심을 돌려야 문 정권의 정책추진력을 유지하고 대선주자로의 발판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여당이 만들고 해결은 이 대표에게 맡겨진 셈이다.

당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라는 이유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정부여당이 앞서 추진한 정책의 부작용에 대한 해답을 내놔야하는 처지에 놓였다. 사진=연합뉴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정부여당을 향한 부정적 민심의 확산을) 이낙연 대표의 잘못이라고 보긴 어렵다. 이낙연 대표를 보고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느냐 마느냐 결정하는 이들도 많지 않다. 결국 문재인 정부와 정부여당 전체의 모습을 투영한 중도층의 평가가 악화된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 책임을 묻는 것을 좀 과하다. 하지만 해결은 이 대표의 몫”이라고 했다.

다만 황 평론가는 이 대표가 문제를 해결할 세력도 힘도 갖추지 못한 진퇴양란의 상황이라고 봤다. 당 대표지만 친문(친문재인)과 친문 지지층에 의해 당 대표가 된 만큼 독자적인 혹은 강력하고 주도적인 해법을 내놓고 추진할 당 장악력이 부족한데다 대통령과의 날을 세우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상황이 못 된다는 풀이를 내놨다.

반면 배 소장은 “민심을 잡지 못하면 민주당도 타격을 받지만 이 대표 또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미래주거추진단’을 출범시킨데 이어 정부의 주택정책을 총괄할 ‘주택·지역개발부’를 정부조직 내에 신설하자는 구상까지 직접 밝힌 점, 부산 인근 가덕도에 신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국토교통부의 반대에 강한 불만을 드러낸 점 등을 근거로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배 소장 역시 이 대표라도 문제해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쓸 수 있는 카드는 3장이다. 하나는 이념, 둘째는 정책이다. 그런데 이념은 지금 중도로 포용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고, 내놓은 정책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미치는 영향도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고 풀이했다. 

이어 “마지막은 인물이다. 성(性) 파문을 돌파하고 마음을 돌릴 매력적 인물을 내세워야 지금의 형국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인물만이 아닌 인물의 공천과정도 중요하다고 봤다. 배 소장은 “경선과정의 충돌이나 공천파동을 겪을 경우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럼 시민들의 잔인한 평가가 내려질 것”이라고 경고에 가까운 전망을 더 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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