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고집 아무도 못 말려…秋 "검찰개혁까지"-尹 "文 보장 임기까지" 강대강 대치

두 고집 아무도 못 말려…秋 "검찰개혁까지"-尹 "文 보장 임기까지" 강대강 대치

야당 공세 속 추미애 유임 분위기…尹, 내부 결속 다지기

기사승인 2020-11-17 08:51:17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
[쿠키뉴스] 임지혜 기자 ="검찰개혁을 하기 전까지는 정치적 욕망, 야망을 갖지 않기로 맹세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께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말씀 전해" (윤석열 검찰총장)

수사지휘권과 특활비 문제 등으로 연일 충돌하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이 장기화 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피로감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두 사람을 해임하라는 요구까지 올라오고 있지만 갈등의 불은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검찰개혁이 완수될 때, 윤 총장은 내년 7월 임기 종료까지 소임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은 지난 16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차기 대선과 내년 서울시장 등 보궐선거에 출마할 의향이 있는지 묻는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법무부 장관으로서 오직 검찰개혁에 사명을 가지고 이 자리에 왔기 때문에 그 일이 마쳐지기 전까지는 정치적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전 의원이 "장관직에 있는 동안에는 표명하지 않겠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추 장관은 "표명하지 않는 게 아니고 의지가 없다"며 "검찰 개혁 전까지는 정치적 욕망이나 야망을 갖지 않기로 맹세하고 이 자리에 온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추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는 윤 총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라"고 했다며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운명을 맡겼다. 

자진사퇴 압박에도 윤 총장은 이날을 시작으로 사회적 약자 사건, 성폭력 피해 사건 등을 담당한 검사들을 차례로 불러 간담회를 여는 등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는 법조계 해석이 나온다. 

추 장관과 윤 총장 간 기나긴 강대강 대결에 국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자 두 사람에 대한 비판과 함께 이제는 임명권자인 문 대통령이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세균 총리는 윤 총장을 향해 "자숙했으면"이라고, 추 장관에게는 "점잖고 냉정하면 좋겠다"며 양쪽 모두에게 쓴소리를 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도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임명권자가 어떻게 조정을 해서 둘이 다시 좀 손잡고 갈 수 있도록 하든가 아니면 인사조치 하든가 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유 전 총장은 "자기 고집만 옳다고 하면 결국 그게 독선으로 흐를 수 있는 거고 그렇게 되면 정치와는 안 맞는다"면서 "장관과 총장이 서로 두 고집끼리 지금 저렇게 충돌을 하니까 누가 말리지도 못하고 이런 거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추 장관과 야당의 반복되는 힘겨루기에 여권 내부에서 불만이 나온다. "괜히 특활비 등 문제를 들쑤셔 정부 여당만 손해 보게 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추 장관은 윤 총장, 야당 의원들과의 설전을 넘어 최근엔 민주당 소속 정성호 예결위원장과도 충돌을 빚기도 했다. 윤 총장의 차기 대선 주자 지지율이 급상승을 탄 것도 추 장관과의 갈등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이런 갈등에도 추 장관을 향한 청와대의 신뢰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사퇴 공세 속에서도 정치권에서는 연말 개각에서 공수처 출범을 비롯해 검찰개혁 일정을 고려하면 추 장관의 유임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청와대가 연내 개각에서 추 장관은 유임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이상 윤 총장이 자리를 지키는 동안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여권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윤 총장이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상황에서 추 장관만 교체될 경우 '검찰개혁'이 좌초되는 거 아니냐는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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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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