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기업경영 위축 '노조법 개정안' 국제 수준 맞게 개선돼야"

손경식 "기업경영 위축 '노조법 개정안' 국제 수준 맞게 개선돼야"

"노조 단결권 강화에 상응하는 사용자 대항권도 개선 필요"

기사승인 2020-11-24 15:27:21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사진제공=경총)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24일 기업경영을 위축시키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 개정안을 국제 수준에 맞게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 누리볼룸에서 열린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에 참석해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이 입법된다면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해 산업과 기업 경쟁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노조법 개정안은 해고자·실업자 노조가입 허용,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 삭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노사협력 부분이 141개국 중 130위로 평가될 만큼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립적·갈등적인 노사관계를 가지고 있다"며 "해고자·실업자가 기업별 노조에 가입해 활동하면 노조측으로 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단체교섭 의제도 기업 내부 문제를 벗어나 정치·사회적 이슈까지 확대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손 회장은 그러면서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가 60만명을 넘어서며 세계 곳곳에서 재봉쇄 등 비상조치를 강화해 우리 경제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며 "우리 경제 역성장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데 고용문제가 특히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제 위기와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총은 지난 7월 노사정협약을 체결했고 기업의 세 부담 완화, 규제 완화, 유연근무제 보완 입법 등을 지속 건의해 왔다"면서 "그럼에도 법과 제도 정비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오히려 기업경영과 투자 활동을 제약하는 법안이 국회에 많이 제출돼 큰 부담"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경영계가 우려하는 법안 중 하나는 정부 여당의 ILO(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과 관련한 노조법 개정안"이라며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해고자·실업자 노조가입 허용이 불가피하다면 이런 노조의 단결권 강화에 상응하게 사용자의 대항권도 국제 수준에 맞게 동시에 개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용자에게 노동자 파업 대항수단으로 대체근로 활용, 노동조합 쟁의행위시 사업장 점거하는 행위 금지 등의 권한을 부여하고, 사용자에만 부과된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접적 형사처벌 규정 삭제와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규제도 보장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손 회장은 "이런 법과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만 노사 간 힘의 균형이 조화를 이룬 가운데 선진형 노사관계를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정부는 현행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이 ILO '결사의자유위원회' 권고에 위반한다는 이유로 삭제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노조전임자 급여는 회사 지원 없이 노조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 글로벌 스탠다드와 노조의 '자주성' 원칙에 부합하는 만큼 지급 금지규정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ILO 권고에 따라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정부입장이 오히려 ILO협약과 어긋나는 점이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ILO 권고에 따라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정부입장은 오히려 근로자단체에 대한 사용자의 재정상의 원조를 간섭행위로 간주하는 ILO 협약 제98호 제2조 내용과 상치되는 문제점도 갖고 있다"며 "정부의 재고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노조전임자에 대한 사용자의 급요지급 금지 조항을 삭제할 경우 노조전임자 급여지급이라는 잘못된 관행이 확산할 것"이라며 "전임자의 증가와 더불어 노사분규를 증폭시킬 우려가 크고 따라서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을 현행대로 유지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 회장은 "경영계는 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노조법 개정을 위해서는 우리나라 노사관계를 균형화, 대등화할 수 있는 법·제도 개선이 동시에 고려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경총도 그간 협력적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외국 시찰을 통한 연구와 사회적 대화도 참여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큰 진전이 없어 안타깝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