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코 여성들에게 죄를 묻겠다는 겁니까”

“기어코 여성들에게 죄를 묻겠다는 겁니까”

형법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정의당 반발

기사승인 2020-11-25 04:40:01
▲ 바른인권여성연합 소속 23개 단체가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법무부 앞에서 '14주 이내 낙태 허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 입법에 대해 반대의 뜻'을 전하는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 임신중지 처벌조항을 유지하는 정부 형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자 찬반 갈등이 심화될 조짐이다.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형법 일부개정안에 따르면 임신 14주 이내의 여성이 의학적인 방법으로 낙태를 할 경우 처벌 받지 않고, 임신 15주부터 24주 이내에선 사회·경제적 이유 등을 고려해 조건부로 허용된다. 다만 보호자 동의를 받기 어려운 미성년자는 상담 사실 확인서가 필요하다.

형법상 낙태죄는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가 “임신한 여성이 임신을 유지 또는 종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깊은 고민을 한 결과를 반영하는 전인적 결정"이라며 헌법불합치를 결정을 내렸다. 이후 정부가 형법 개정안을 내놓았으나 24주 기준을 놓고 여성계와 종교계, 의료계 등이 치열한 공방을 벌여왔다. 

낙태죄에 대해 헌재가 제시한 법 개정 시한은 올해 연말로, 이 기한 내에 개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해당 조항은 내년부터 효력을 잃게 된다. 때문에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일부 의원들이 낙태죄를 폐지하는 법안을 발의하거나, 준비 중이어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론으로 낙태죄 폐지를 밝혀온 정의당은 형법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자 “기어코 여성들에게 죄를 묻겠다는 겁니까”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조혜민 대변인 2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임신중지 처벌조항을 유지하는 정부 형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기어코 여성들에게 죄를 묻겠다는 겁니까. 형법상 낙태죄에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던 헌법재판소의 결과도 무시하겠다는 겁니까”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어 “아무리 외쳐도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정부에게 대체 무얼 기대할 수 있겠나. 여성의 임신 중지 여부에 관한 결정 가능 기간을 ‘임신 24주 이내’로 규정한 정부 형법 개정안은 헌법재판소의 불합치 결정 취지에도 어긋난다. 사회·경제적 사유 증명과 숙려기간 등으로 제한을 둔 것도 문제”라며 “정부는 죄의식을 요구받고 개인의 문제로 짊어져야만 했던 수많은 여성의 삶을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정의당은 이 상황을 절대 목도하지 않겠다. 낙태죄 전면 폐지를 당론으로 유일하게 채택한 정당인만큼 우리 당 이은주 의원이 발의한 안을 중심으로 ‘낙태죄’ 폐지와 함께 여성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성큼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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