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미국 그래미 어워즈 후보로 지명된 데 대한 AP통신의 반응이다. AP통신은 24일(현지시간)자 기사에에서 “K팝 제왕 BTS는 수년간 그래미 노미네이션이 꿈이라고 말해왔고, 드디어 그것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앞서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아카데미는 이날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를 제63회 그래미 어워즈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로 선정했다. 외신들은 올해 그래미 후보 발표의 주요 이슈로 방탄소년단의 등장을 거론하며 관심을 쏟아냈다.
로이터통신은 “팝 센세이션 BTS가 첫 번째 그래미 후보로 지명되면서 한국 그룹으로서 큰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미국 대중음악 전문매체 빌보드도 “BTS가 드디어 (그래미의 벽을) 돌파했다”고 전하면서 “한국 그룹이 글로벌 팝 무대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루면서 그래미가 마침내 주요한 문화적 변화를 인식하게 된 것인가”라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도 그래미 어워즈에 초청되긴 했지만, 후보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이 불발되자, 현지 언론들은 “BTS의 그래미 불발이 레코딩아카데미의 맹점을 드러냈다”(포브스), “시상식에서 K팝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팝 시장의 일상적인 현실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롤링스톤)고 비판했다.
미국 연예매체 ET는 “BTS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음반으로 ‘베스트 레코딩 패키지’에 오른 2019년부터 그래미의 ‘K팝 유리장벽’을 허물기 시작했다”면서 “같은 해 그들은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최초의 K팝 그룹이 되면서 또 하나의 이정표를 남겼다”고 돌아봤다.
ET는 이번 후보 지명으로 “레코딩아카데미의 ‘BTS 무시하기’가 끝났다”면서 “BTS가 그래미 주요 부문에 진입한 첫 번째 K팝 그룹이 되면서, 그들은 또 한 번 역사를 다시 썼다”고 봤다.
일부 매체들은 방탄소년단이 제너럴 필드(본상) 후보로 오르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신인상 후보로 점쳐지던 그룹 블랙핑크가 어느 부문에도 노미네이트되지 못한 점을 꼬집는 기사도 있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BTS가 주요 그래미상 후보를 강탈당한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BTS의 ‘다이너마이트’는 ‘올해의 레코드’나 ‘올해의 노래’ 후보로 지명됐어야 했다”고 말했다. BTS의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노미네이션을 “그래미의 K팝 회의론자들조차 (BTS가) ‘진짜’임을 인정한 것”이라고 보면서도, 이것이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USA투데이도 현재 BTS보다 더 큰 성과를 이룬 그룹은 없는데도 1개 부문 후보에만 오른 데 대해 팬들은 당연히 궁금해 할 것"이라며 “그래미는 미국 주류 음악에서 K팝이 가진 엄청난 존재감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꼬집었다.
빌보드는 ‘다이너마이트’가 ‘올해의 레코드’ 부문 후보로 오르지 못한 것을 ‘그래미의 가장 큰 거부(Snub)’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빌보드는 “그래미는 ‘올해의 레코드’ 부문에 상업적인 성과를 낸 팝 음악을 넣기를 무척 싫어한다. 그 곡이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꼬집으면서 “K팝 팬들은 블랙핑크가 신인상 후보로 오르지 못한 것에도 실망했다”고 짚었다.
ET 역시 “본상에서 더 많은 K팝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다소 실망스럽다. 블랙핑크가 신인상 후보로 오르지 못했다니?”라고 썼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소속사를 통해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신기하고 감격스럽다”면서 “노미네이트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아미 여러분께 감사하다. 팬분들이 좋아해 주실 거라고 생각하니 더 기쁘다. 후보에 오르니 수상 욕심도 생기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