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수험생들은 대학별고사 응시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수능과 달리 대학별 고사는 자가격리자·확진자의 응시를 제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27일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수능 이후 치러지는 수시 논술·면접 시험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한 수험생은 “수시 전형 6곳 중 5곳에서 면접 고사가 예정됐는데, 코로나19 확진 판정받으면 바로 재수해야 하나”라며 “인생이 걸렸는데 너무한다”고 말했다. 다른 수험생은 “수능 때 같은 교실에서 확진자라도 나오면 자가격리 돼 논술 못 볼까 봐 걱정된다”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틀 연속 500명대를 기록하면서 수험생들은 수능 시험장이 감염의 고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다수의 대학은 수능과 달리 확진자의 대학별 고사 응시를 제한했다. 확진자는 비대면 평가가 아닌 이상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 수 없다는 교육부의 방침을 따르면서다. 면접고사의 경우 일부 대학에서 확진자의 비대면 면접을 허용하고 있으나, 논술시험은 사실상 응시하기 어렵다.
수험생들은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자가격리자만이라도 대학별 고사를 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수험생은 전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능 시험장 안에 확진자가 있으면 같은 반 학생들은 자가격리자가 되고, 이로 인해 대학교 시험을 볼 수 없다”라며 “자가격리자들도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교육부는 대학별고사에서 자가격리자에 대한 불이익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인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대학별고사와 관련해 “자가격리자의 경우 최대한 별도고사장 운영을 지원해서 수험생이 기회를 놓치는 일을 최소화하겠다”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지난 9월 전국을 8개 권역으로 나눠 실기·면접 등 대학별 평가에 이용할 수 있는 권역별 고사장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대학들은 권역별 별도 고사장 관련 난색을 표했다. 한 대학교 관계자는 “다른 대학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권역별 고사장에 가면 있는 게 책상 하나 뿐이라고 한다. 대학 측에서 모든 물품을 준비해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육부에서 구체적으로 물품을 지원해주는 것이 전혀 없다”라고 토로했다. 시험장 운영·관리 역량이 충분치 않은 대학의 경우 권역별 고사장을 이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또 권역별 고사장을 운영하기까지 준비 기간이 빠듯하다고 지적했다. 당초 교육부는 시험 이틀 전까지 자가격리로 확인된 학생들이 시험을 보게 해주라는 방침을 내렸다. 그러나 관계자는 “논술 시험이 월요일에 있다면 이틀 전인 토요일까지 자가격리자의 명단을 받아야 한다. 이 경우, 주말이라 고사장에 연락하기도 어렵고 고사장을 준비하기까지 시간이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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