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족 등장에 식품업계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치 간편식 시대다. 경쟁이 치열해지자 업계는 ‘맛 살리기’ 전략으로 소비자 모시기에 나섰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가정식 대체식품 시장에서 김치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일명 ‘김장키트’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스페셜티푸드 플랫폼 ‘퍼밀’(permeal)은 국내산 절임배추와 김장 양념으로 구성된 김장키트를 선보였다고 지난달 밝혔다.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의 대표주자 편의점도 김치키트 사업에 진출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김장키트는 1인 가구 3.2kg 용량의 김장 키트를 선보였다. 충북 괴산 산지의 절임배추 2kg과 국내산 재료로 만든 중부식 김칫속 1.2kg으로 구성해 가장 대중적인 김장 김치의 맛이 나도록 했다. 초보자들도 30분 내로 쉽게 김장을 완성할 수 있다.
대기업도 뛰어들었다.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김장김치 키트를 판매한다고 지난 27일 전했다. 김장김치 KIT는 절임배추 10kg와 중부식 김치양념 5.5kg으로 구성했다. 김장 재료를 준비하는 데 드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으며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기만 하면 김장 초보도 맛있는 김치를 만들 수 있다고 아워홈 관계자는 설명했다.
완성품도 빠질 수 없다. 아워홈은 중부식과 남도식으로 구성된 김장김치 완제품 2종을 출시했다. ‘중부식 김장김치’는 담백하고 시원한 맛을 냈다. 양파와 다시마 엑기스, 무즙 등을 넣어 깔끔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남도식 김장김치’는 깊고 진한 김치 맛을 느낄 수 있다.
일명 김장 간편식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마켓컬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2주간 김장 키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6% 증가했다. 전체 김장 패키지 중 2인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55%다. GS25가 판매하는 김장용 절임배추 매출은 전년 대비 2018년에 37%, 2019년에 62% 각각 큰 폭으로 늘었다.
김장 간편식 인기에는 편리미엄 트렌드가 크게 작용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대상 종가집은 지난달 19~23일 종가집 블로그를 통해 총 2845명의 주부들을 대상으로 ‘올해 김장 계획’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56.2%가 김장 포기를 선언했다고 2일 밝혔다.
올해 김장을 포기한다는 주부 중 ‘포장김치를 구입해 김장을 대체하겠다’는 답변은 62.6%로 지난해(58%)보다 4.6%p 증가했으며, 2018년(54%)에 비해서도 상승해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다. 매년 김장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이유로는 ‘고된 노동과 스트레스가 걱정돼서(31.2%)’가 가장 많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모임 자제 문화도 한몫했다. 최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해 김장모임 등 소모임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치열해지는 김치 시장에 업계는 맛 승부에 열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한 김치업계 관계자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가격 변동성이 큰 원재료 값 탓에 김치를 사서 먹기 시작한 소비자가 최근 늘고 있다”며 “이에 포장김치와 김장키트 등에 대한 인기가 높아진 추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관계자는 “김치 경쟁이 치열해지자 최근 김치 브랜드의 프리미엄 전략이 눈에 띄고 있다”며 “지역 특색 입맛이나 맛을 살리기 위한 고급 재료 공략에 업계가 힘을 쓰고 있다. 앞으로 가성비뿐 아니라 김치는 맛을 올린 프리미엄 전략으로 업계가 방향을 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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