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유진 인턴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을 좌우할 법무부 징계위원회(징계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 총장은 각각 자신의 심경을 에둘러 드러냈다.
추 장관은 15일 페이스북에 ‘과천 산책로에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매서운 겨울바람이다. 낙엽 진 은행나무는 벌써 새봄에 싹 틔울 때를 대비해 단단히 겨울나기를 하겠다는 각오”라며 “그저 맺어지는 열매는 없기에 연년세세 배운 대로 칼바람 속에 우뚝 나란히 버티고 서서 나목의 결기를 드러내 보인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육사의 외침!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갠가보다”라며 “꺾일 수 없는 단단함으로 이겨내고 단련되어야만 그대들의 봄은 한나절 볕에 꺼지는 아지랑이가 아니라 늘 머물 수 있는 강철 무지개로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추 장관이 언급한 구절은 대표적 저항 시인 이육사의 시 ‘절정’에 나오는 문구다. 1940년 일제강점기에 발표된 ‘절정’은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극한 상황을 굴하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윤 총장의 징계위와 관련한 일련의 사태와 여론의 반발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10분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던 중 자신을 응원하는 시민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징계위의 결과에 따라 마지막 출근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잠시 차에서 내려 시민들에 다가가 “그동안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 것, 아주 감사한 데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이제 나오지 마시라”라며 “너무 날씨가 추워지니까 이제 그만하셔도 내가 마음으로 감사히 받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일부 지지자들은 “힘내세요”, “우리가 윤석열이다”라고 화답했다. 대검 앞에는 전날부터 윤 총장을 지지하는 화환이 다시 등장했다.
윤 총장에 대한 2차 징계위는 이날 오전 10시34분쯤 시작했다. 이날 오후 2시부터는 본격적인 증인신문에 돌입했다. 증인심문이 끝나면 징계위원들은 징계 여부와 징계 수위 등을 논하게 된다. 심의 결과에 따라 해임과 면직, 정직, 감봉, 견책 등으로 징계 결과가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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