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차 가수 이승기가 발성 레슨 받은 사연은 [들어봤더니]

17년차 가수 이승기가 발성 레슨 받은 사연은 [들어봤더니]

기사승인 2020-12-17 17:03:00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가수 이승기는 정규 7집 ‘더 프로젝트’(The Project)를 만들면서 초심으로 돌아갔다고 했다. 으레 하는 말이 아니다. 그는 선생님을 찾아가 발성부터 다시 배웠다. 녹음을 앞두고는 잠을 잘 때 입에 테이프를 붙이기도 했단다. 혹여 잠결에 입을 벌려 목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함께 작업한 작곡가들은 하나같이 ‘이승기, 생각보다 노래 잘하는데?’라며 놀라워했단다. 지난 10일 정규 7집을 내고 5년 만에 가수로 돌아온 이승기를 17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만났다.

△ “욕심이 많았어요”

음반엔 선공개된 ‘뻔한 남자’를 비롯한 4곡의 신곡과 이승기가 그간 발표한 5곡을 리마스터링해 실었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음반에 참여한 프로듀서들의 이름이다. 가수 윤종신(‘뻔한 남자’)을 비롯해 작곡가 용감한 형제(‘잘할게’), 밴드 넬의 보컬 김종완(‘소년, 길을 걷다’), 에피톤 프로젝트(‘너의 눈, 너의 손, 너의 입술’) 등 유명 뮤지션들이 힘을 보탰다. 이승기는 “욕심이 많았다”고 했다. 이 음반을 통해 다양한 장르와 색깔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승기는 ‘더 프로젝트’에서 정통 발라드부터 밴드 사운드가 더해진 음악까지 여러 장르를 아우른다. 곡을 만들 때도 작곡가들과 초반부터 상의하며 방향을 잡아갔고, 녹음 전 가이드 보컬도 직접 부르는 등 기초를 탄탄히 다졌다고 한다.

△ “내가 만족하는 음반을 만들자”

그간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로 활약했지만, 이승기는 한 번도 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다. 2년 전부터 김종완을 만나 곡을 쓰며 컴백을 준비해왔다. 문제는 일정이었다. “활동이 없는 날이 거의 없다”고 할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다보니, 온전히 음반에만 몰두하기 어려워 발매를 기약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음반을 대충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승기는 “‘저 노래도 해요’라며 성의 표시하는 정도가 아니라, 가수로만 놓고 봐도 잘한다는 얘기를 듣고 싶었다”면서 “가장 우선인 건 내가 만족하는 음반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남에게 보였을 때 창피하지 않을 정도의 완성도로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 “계속 저를 시험했어요”

5년 만에 잡은 마이크. 이승기에게 ‘무대가 가장 그리웠을 때는 언제였냐’고 묻자 “드라마를 찍을 때 차 안에서 (촬영 순서를) 대기하는 시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재생해둔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자신도 모르게 ‘어떻게 하면 노래를 잘 부를 수 있을까’를 연구했다는 것이다. 때론 ‘내가 이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그럴 땐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가 노래를 불러본 뒤 ‘되는구나’ 안심하곤 했다. 이승기는 “전역 이후로 계속 (가수로서) 저를 시험한 것”이라고 돌아봤다. 그런 그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준 것은 SBS ‘집사부일체’에서 부른 ‘금지된 사랑’이었다. 방송 이후 이승기의 가수 복귀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그도 자신감을 얻었다.

△ “‘김나박이’에서 ‘김나박이이’로”

어려서는 마냥 노래가 좋았다. 가수 이선희의 지도 아래 노래를 연습하다가 19세에 데뷔했다. 이승기는 당시를 “열정과 패기만으로 노래를 부르던 때”라고 돌아봤다. 프로란 무엇인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다르다. 어느덧 17년차 가수가 된 그는 “음악은 뽐내는 것이 아니라, 내 몸으로 소리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발라드의 황태자’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 등 여러 수식어를 달고 산 그이지만, 이제는 ‘좋은 보컬리스트’라는 평가면 만족한단다. 이승기는 “보컬리스트로 ‘김나박이’(김범수·박효신·나얼·이수)를 꼽는다. 거기에 ‘이’(이승기) 하나가 더 추가돼서 ‘김나박이이’로 불리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제공, SBS ‘집사부일체’ 방송화면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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