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동안 판타지만 본다면 [방구석 특별전②]

일주일 동안 판타지만 본다면 [방구석 특별전②]

기사승인 2020-12-18 07:00:03
<편집자 주> 없었던 걸로 하고 싶은 2020년. 코로나19의 3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무려 3주나 연장됐다. 계획했던 만남이 줄줄이 취소되고 쇼핑도, 외식도, 여행도 어려워진 연말을 가장 현명하게 보내는 방법은 집에 있는 것. 남은 연말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성실하고 심심한 독자들을 위해 쿠키뉴스 대중문화팀에서 ‘방구석 특별전’으로 매주 금요일 시작할 수 있는 ‘3주 집콕 계획표’를 작성했다. 강제 은둔으로 쌓인 스트레스와 분노를 ‘좀비’로 풀고, ‘판타지’로 꿈과 희망의 세계로 떠난 다음, 잃어버린 ‘인류애’를 충전하며 2021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쿠키뉴스] 인세현 기자=그 어느 때보다 복잡한 12월의 달력, 올해는 없다.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이번 연말은 그 어느 때보다 집에서 보내야만 하는 시간이 많다. 나 홀로 연말을 보내야 할 생각에 우울하다면, 텅 빈 달력을 판타지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평일 4시간, 주말 8시간의 여가시간을 가정하고, 일주일 동안 판타지물만 본다면 어떻게 달력을 채울 수 있을지 정리해봤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나갈 수 없고,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이 믿기 힘든 현실을 피해 잠시 환상의 세계로 떠나보자. 다시 봐도 재미있는 명작과 따끈따끈한 신작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영화 ‘올드 가드’ 포스터

1. 영화 ‘올드 가드’ - 넷플릭스

금요일 밤 필요한 것은 역시 시원한 맥주와 액션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판타지 여정의 첫 관문으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올드 가드’를 선택하는 것은 어떨까. 배우 샤를리 테론의 화려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멋있는 액션이 등장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올드 가드’는 오랜 시간을 거치며 세상의 어둠과 맞서온 불멸의 존재들, ‘불멸자’들이 세계를 수호하기 위해 힘을 합쳐 싸우는 이야기다. 인간과 비슷하지만, 절대 죽지 않는 존재들이 자신을 노리는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에서 통쾌함을 느끼는 동시에, 삶과 죽음에 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시청 후 잠자리에 들어 불멸에 관한 공상을 하다가 잠들어도 좋겠다. 청소년관람불가.  

▲사진=넷플릭스 오리지널 ‘엄브렐러 아카데미’ 포스터

2. 드라마 ‘엄브렐러 아카데미’ - 넷플릭스

늦잠을 자고 일어난 토요일 오후에는 시리즈물이 제격이다. 밀린 가사와 분리수거를 마치고 샤워를 한 뒤, 좋아하는 간식을 챙겨 TV나 모니터 앞에 앉아 넷플릭스 오리지널 ‘엄브렐러 아카데미’를 시작해보자. 이 시리즈는 2019년 공개 직후 전미 넷플릭스에서 오랜 시간 1위를 유지했던 인기 작품이다. 시즌2는 2020년에 공개됐다. 동명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한날한시에 태어나 억만장자에게 입양된 7인의 초능력자들이 양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미스터리를 파헤치며 세계 멸망의 위협에 맞서는 히어로물이다. 이렇게 설명하면 비장한 작품처럼 보이지만, 이 시리즈의 근간은 블랙코미디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히어로들의 위기일발 모험담을 쫓아 시즌2까지 몰아보면 주말 이틀을 무료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15세 관람가.

▲사진=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포스터

3.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 왓챠

초능력자들과 함께한 주말이 꿈같이 느껴지는 월요일. 퇴근 후엔 마법학교 호그와트행 열차를 타자. 런던 킹스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까지 가지 않아도 된다. 집안에서 왓챠만 켜면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여섯 편을 모두 볼 수 있다. 이미 모든 시리즈를 다 본 마니아라면 가장 좋아하는 편을 골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를 언제 어떤  마음으로 처음 봤는지 추억해 보는 것도 좋다. 아직 ‘해리포터’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초심자라면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부터 보는 것을 권한다. 전 세계가 왜 이 시리즈에 열광했고 여전히 열광하는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한 편을 시청한 후 이대로 멈출 수 없다는 기분이 든다면 다음 편으로 넘어가면 된다. 물론 ‘해리포터’의 기숙사별 특징을 알게 된 것을 만족하며 잠들어도 충분하다. 전체관람가.

▲사진=영화 ‘콜’ 포스터・영화 ‘하트어택’ 스틸컷 

4. 영화 ‘콜’・‘하트어택’ - 넷플릭스・왓챠

어제 다 보지 못한 ‘해리포터’를 더 봐도 좋고, 연이어 판타지물을 보는 것이 지쳤다면 하루쯤 쉬어가도 좋다. 하지만 여전히 홀로 보내는 것이 무료하다면 과거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아보자.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콜’은 미스터리 스릴러 성격이 짙은 판타지물로, 앞선 작품들과 사뭇 다른 분위기의 영화다. 서연(박신혜)은 낡은 전화기를 연결했다가 우연히 20년 전의 존재인 영숙(전종서)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전화로 우정을 쌓아가던 두 사람은 각자 현재에서 서로의 인생을 바꿀 위험한 선택을 하게 된다. 영숙을 연기하는 전종서의 강렬한 연기를 보다 보면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빠르게 지난다. 무서운 꿈을 꿀 것 같다면 이충현 감독의 또 다른 영화 ‘하트어택’을 보며 잠들자. 사랑하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시간을 돌리는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로맨스다. 러닝타임 12분으로 부담도 적다. 각각 15세 관람가와 전체 관람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보건교사 안은영’ 

5.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 - 넷플릭스

발랄하지만 어딘가 괴상하고, 괴상하지만 어쩐지 슬프기도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정세랑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평범한 이름과 달리 남들 눈에 보이지 않는 젤리를 볼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보건 교사 안은영(정유미)이 새로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미스터리를 발견하고 한문교사 홍인표(남주혁)와 이를 해결해가는 명랑 판타지 시리즈. 호불호가 갈리는 연출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지만, 초반 2화까지 본다면 안은영의 신묘하고도 따뜻한 세계에 반할 가능성이 크다. 다 보고 난 뒤 “보건 보건교사/나를 아느냐/나는 안은영”이라는 노래 가사와 멜로디가 떠나지 않아 힘들 수 있다. 시즌1은 총 여섯 편으로 각각 50분 내외의 분량이다. 평일 한 번에 몰아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세 편씩 나눠 보는 것도 괜찮다. 15세 관람가.

▲사진=영화 ‘패딩턴’ 포스터

6. 영화 ‘패딩턴’- 넷플릭스・왓챠

판타지만 보는 일주일의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 전야다. 멀찌감치 사회적 거리를 지키며 보내는 성탄절을 따뜻하게 보내고 싶다면 영화 ‘패딩턴’과 함께하자. 영국 작가 마이클 본드의 아동문학에 등장하는 패딩턴 베어의 이야기를 원작으로 해 만든 실사 영화로, 이 계절과 성탄절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다. 폭풍우에 가족을 잃은 꼬마 곰 패딩턴은 페루에서 영국까지 나 홀로 여행을 떠난다. 런던에 도착한 패딩턴은 우연히 브라운 가족과 만나게 되고, 그들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가족을 찾아 나선다. 하지만 움직이기만 해도 사고를 일으키는 패딩턴은 브라운 가족의 골칫거리가 되고 만다. 전체관람가에 아동문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누가 봐도 재미있는 영화다. 언제봐도 사랑스러운 꼬마 곰의 수다가 이 겨울의 추위와 쓸쓸함을 잠시 녹일 것이다.

inout@kukinews.com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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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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