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케스파컵 울산’ 조별 예선 1일차 일정이 마무리됐다.
케스파컵은 한 시즌의 서막을 알리는 대회다. 특히 많은 선수들이 이적하고 시작하는 첫 경기다. 올 시즌 많은 선수들이 팀을 옮긴 만큼 이번 대회를 바라보는 팬들의 기대치가 컸다.
특히 이번 이적 시장에서 해외 무대에서 활약한 베테랑들이 한국 무대로 돌아왔다. 이 중 1일차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농심 레드포스의 ‘피넛’ 한왕호, 담원 게이밍의 ‘칸’ 김동하와 아프리카 프릭스의 ‘뱅’ 배준식이었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선수는 담원의 탑라이너 김동하였다. 2019년까지 SKT T1(현 T1)에서 활약하면서 4차례의 LCK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동하는 올해 중국의 펀플러스 피닉스(FPX)로 이적했다.
많은 기대감을 모으고 중국 무대를 밟은 김동하는 FPX에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팀스타일에 맞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험난한 주전 경쟁을 펼친 그는 1년 만에 다시 한국을 돌아왔다. 과거 SKT에서 사제지간을 맺은 김정균 감독과 재결합했다.
지난해 정상급 활약을 펼친 ‘너구리’ 장하권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부담 속에서도 그는 제 몫을 해냈다.
1경기와 2경기에서 적절한 궁극기로 상대 진영을 갈라놓는 모습은 여전히 일품이었다. 과거 LCK에서 활약했을 때의 공격력은 이날 볼 수 없었지만, 현재 메타에 충실하게 탱커 역할을 완벽히 소화한 김동하였다. 나머지 팀원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게끔 충분히 제 역할을 완벽히 해냈다. 김동하의 활약에 담원은 이날 2승을 거두면서 A조 선두로 올랐다.
농심의 새로운 정글러 한왕호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9년까지 젠지e스포츠에서 뛰면서 총 3차례의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우승컵을 들어올린 그는 중국의 LGD게이밍으로 이적했다. 스프링 시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서머 시즌 물오른 실력을 뽐내면서 팀을 LoL 월드 챔피언십으로 이끌었다.
농심에 입단한 그는 2경기 리브 샌드박스를 상대로 맹활약을 펼쳤다. 경기 초반 홀로 킬을 휩쓸어 담은 그는 바텀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힘을 실어줬다. 이후 서포터 ‘켈린’ 김형규와 함께 이니시에이팅을 맡으면서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날 팬들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배준식이었다. SKT의 최전성기를 이끈 주역인 배준식은 2019시즌을 앞두고 SKT와 결별한 이후 북미로 무대를 옮겼다. 100시브즈와 이블 지니어스를 거친 후 2년 만에 아프리카 프릭스 유니폼을 입으면서 한국으로 돌아왔다. 선수 생활 말미에 접어든 그는 “가장 익숙한 한국 무대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언급했다.
북미로 넘어간 이후 기량이 떨어졌다는 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 역시 김동하처럼 녹슬지 않은 기량을 뽐냈다.
그는 2경기에서 모두 단 한 차례도 죽지 않으면서 팀의 ‘최후의 보루’같은 역할을 해냈다. 팀원들이 무너지더라도 끝까지 승부를 끌고 갔다. 죽지 않고 딜을 넣는 모습은 원거리 딜러의 정석과도 같았다. 비록 2경기 모두 패배하면서 빛이 바랬지만 배준식의 기량이 녹슬지 않았다.
1일차는 베테랑의 귀환으로 이목이 집중됐다면, 2일차에는 새로운 신예들을 대거 만날 수 있다. 프랜차이즈로 인해 LCK에 합류하게 된 프레딧 브리온을 비롯해 아카데미에서 1군 로스터에 신인들을 대거 콜업한 kt 롤스터, 상체를 신인들로 구성한 한화생명e스포츠가 대기중이다. 또한 이번 케스파컵에 2군 선수들로만 젠지와 T1도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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