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잊은 그대에게

크리스마스를 잊은 그대에게

기사승인 2020-12-24 06:00:17
[쿠키뉴스] 이은호 기자 =날아드는 각종 고지서만이 희미하게 연말을 일러주는 요즘. 크리스마스를 잊은 당신에게 잠깐의 낭만을 불러와줄 노래들을 추천한다.

▲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가 실린 머라이어 캐리의 '메리 크리스마스' 음반 표지
■ 클래식은 영원하다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의 통장엔 올해도 두둑한 ‘성탄 연금’이 쌓일 전망이다. 1994년 발표한 ‘올 아이 원트 포 크리스마스 이즈 유’(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이하 크리스마스)가 연말을 맞아 각종 팝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이 곡은 지난주 캐럴로는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핫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에서 동시에 정상에 오른 데 이어, 각각 지난 21일(현지시간)과 18일 공개된 최신 차트에서도 1위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머라이어 캐리가 2017년 12월까지 ‘크리스마스’로 벌어들인 저작권료만 무려 6000만 달러(한화 664억5000만원) 이상이라고. 하지만 이 곡이 발매됐을 당시만 해도, 머라이어 캐리가 캐럴을 발표하는 것을 두고 회의적인 시선이 많았다. ‘캐럴은 한 물 간 가수나 부르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머라이어 캐리 자신마저도 ‘크리스마스 음반을 만들자’는 소속사의 제안에 고개를 갸우뚱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 머라이어 캐리의 남편이자 음악 파트너였던 토미 모톨라의 끈질긴 설득으로 노래가 만들어졌고,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대성공이었다.

▲ 동물음악대 ‘크리스마스 리턴즈’ 음반 표지
■ 슬플 때 우는 게 왜 안 돼?

고전 캐럴 ‘울면 안 돼’는 예부터 효과적인 자녀 훈육을 원하는 부모들에게 특히 사랑받아왔다. “산타 할아버지는 우는 아이에게 선물을 안 주신대”라는 소절 덕분이었다. 하지만 스타 작사가 김이나는 이 구절이 “건강하지 않은 캐럴 가사”라고 지적한다. 어린이들이 이 가사로 인해 눈물을 참아야 한다고 배운다는 것이다. 그는 “뭐든 순리가 있다. 겨울엔 추워야 하고 슬플 땐 눈물이 나야 하고…. 당연한 것들이 제자리에 있는 크리스마스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노래가 펭수와 사막여우(배우 박진주), 소울곰(가수 김태우)이 부른 ‘크리스마스 리턴즈’다. 여름에 더운 게 당연하고 겨울엔 추운 것이 당연하듯이, 슬프거나 속상할 땐 눈물이 나는 게 당연하다는 가사가 세대를 가로질러 듣는 이를 위로한다. 한편 ‘당연한 것들이 제자리에’라는 아이디어는 코로나19로 평범함을 빼앗긴 일상과도 이어진다. 그리운 사람들을 만날 순 없지만, “내 목소리 들리면 크게 웃어줘”라는 외침이 따뜻함을 전한다. 가사는 김이나, 박진주, 펭수, 김태우가 함께 썼고, 멜로디는 ‘록단장’ 윤상이 만들었다.

▲ 안테나 ‘겨울의 우리들’(왼쪽)과 브랜뉴뮤직 ‘브랜드뉴 이어 2020 브랜드뉴 업’ 음반 표지
■ 취향 따라, 분위기 따라

혹독했던 2020년의 끝, 한 줌의 온기가 필요한 이들에겐 안테나 소속 뮤지션들이 함께 부른 ‘겨울의 우리들’이 제격이다. 가수 겸 프로듀서 유희열을 비롯한 안테나 뮤지션들은 ‘어느 때보다 힘들었을 올 한 해의 끝을 앞두고 안테나가 할 수 있는 위로의 방식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이번 노래를 발표하게 됐다고 한다. 윤석철과 이진아가 주축이 돼 만든 멜로디는 따뜻하면서도 경쾌하게 흘러가고, 기타(적재)·피아노(윤석철)·트럼펫(이장원) 솔로 연주가 듣는 재미를 더한다. 뜨거운 크리스마스를 원한다면 힙합 레이블 브랜뉴뮤직이 내놓은 ‘브랜드뉴 이어 2020 브랜드뉴 업’(RANDNEW YEAR 2020 BRANDNEW UP)을 재생하자. 그룹 에이비식스, BDC, 이은상 등 아이돌 가수부터 범키, 한해, 칸토 등 래퍼들까지 브랜뉴뮤직 소속 뮤지션들이 부른 세 곡의 시즌송이 실렸다. 브랜뉴뮤직 관계자는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모두를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기획한 싱글”이라며 “‘다 함께 일어나 새롭게 더 높이 올라가자는’ 희망의 메시지를 녹였다”고 설명했다.

wild37@kukinews.com / 사진=소니뮤직, EBS, 안테나, 브랜뉴뮤직 제공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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